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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대주주 압력에 통신CEO도 ‘중도하차’ | |
윤창번 하나로텔레콤 사장 돌연 사임 | |
외국계가 대주주로 있는 하나로텔레콤의 윤창번 사장이 임기를 1년 가까이 남겨둔 시점에서 갑자기 물러나기로 했다. 그의 퇴진은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요구하는 외국인 주주들과 갈등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텔레콤은 11일 열린 주요 주주 모임에서 윤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고, 주주들도 수용했다고 12일 밝혔다. 새 사장이 선임되기 전까지 권순엽 총괄부사장이 사장직을 대행하며, 윤 전 사장은 회장으로 물러서게 된다. 하나로텔레콤의 대주주는 미국의 에이아이지 뉴브리지 컨소시엄으로 39.5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외국인 주주들은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통신업계의 ‘신 3강’ 구도 개편에 맞춘 인수합병 계획을 내놓으라고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텔레콤은 외국인 주주들의 요구로 와이브로(2.3기가 휴대인터넷) 사업도 정부 허가까지 받았다가 포기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윤 전 사장은 지속적인 성장에 무게를 둔 반면, 외국인 주주들은 당장의 수익성 개선을 요구했다”며 “두루넷 인수 과정에서도 적잖은 갈등을 겪었다”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외국인 주주들이 통신 업계의 구도 개편에 맞춰 하나로텔레콤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윤 전 사장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판단되자 내몰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윤 전 사장 사퇴로 외국인 주주들이 주가를 올려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서두르고 있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해 108억원의 이익을 냈고, 올해 들어서도 1분기에는 흑자를 냈으나 2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전문가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파워콤이 가세하고 케이블텔레비전 방송사들의 공세도 커져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서둘러 차익 실현에 나서려고 하는 것 같다”며 “새 사장이 선임되면, 외국인 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주가를 높이기 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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