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행사 앞둔 체 게바라 고향에 수천명 행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혁명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1928-1967) 추모행사를 앞두고 수천명의 중남미인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AFP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북쪽으로 300㎞ 떨어진 로사리오 시에는 아르헨티나는 물론 브라질, 콜롬비아, 쿠바,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에서 온 수천명의 추모객들이 천막을 친 채 다음날 열리는 체 게바라 탄생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기다리고 있다.

인구 100만명에 농업 중심지인 로사리오 시는 체 게바라가 태어난 곳으로, 그의 출생일인 14일에 맞춰 높이 4m, 무게 3t의 동상이 세워질 예정이다.

콜롬비아에서 온 훌리오 세자르 인카피에 베탕쿠르트(39)는 "체는 중남미 대륙의 젊은이들에게 영원한 우상과 같은 존재"라면서 중남미 민중의 주권과 자유를 위한 그의 투쟁을 기리기 위해 그의 고향을 찾았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달려온 로잘리아 실바(30)와 파블로 올리베이라(38)도 "체는 새로운 인간형을 보여준 인물이자 더 나은 세계를 위한 투쟁의 본보기"라면서 체 게바라가 남긴 인간주의적 교훈을 찾기 위해 로사리오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한편 체 게바라의 동상은 지난달 말 추모자들에 의해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내에서 거리행진을 벌여 혁명가의 부활을 알렸다.

동상은 베레모에 전투복을 입은 체 게바라의 가장 유명한 생전 모습을 그대로 재연했으며, 4시간 가량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내 거리를 행진하는 동안 수많은 시민들로부터 뜨거운 박수와 함께 환영을 받았다.

안드레스 제르네리라는 조작가에 의해 제작된 이 동상은 체 게바라의 혁명 이상을 기리며 세계 각국에서 1만5천여명이 보내온 7만5천개의 열쇠와 동 제품이 재료로 사용됐다.

1928년생인 체 게바라는 29살 때 쿠바로 국적을 바꾸면서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국가평의회 의장과 함께 혁명가로 활동했으며, 1967년 10월 9일 볼리비아 정글에서 정부군에게 피살됐다.

by 100명 2008. 6. 14. 1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