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가 진화하면서 유무선 통합과 산업간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휴대인터넷은 이런 산업의 흐름을 주도할 신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존 초고속인터넷이나 무선랜, 이동통신은 광대역 무선인터넷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컨버전스 서비스로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송속도, 이동성, 공간성, 단말 및 콘텐츠 확장성, 경제성을 가진 휴대인터넷은 기존 서비스의 제한성을 극복하고 제 4세대 초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급속한 통신기술의 진화에 따라 수많은 혁신적인 통신서비스가 등장했지만 이용자의 요구에 부합된 유효수요를 창출하거나 다른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 서비스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기술 중심적이어서 이용자의 효용과 수용조건에 무관하게 개발된 것이다.

신규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시장 진입시기이다. 결국 휴대인터넷이 안정적인 가입자와 독자적인 사업영역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지향적인 비즈니스 모델 정립이 필수적인 요건이다.

휴대인터넷의 비즈니스 모델 체계는 무엇보다 가입자 규모(critical mass)와 확산속도로 구성되는 유효수요를 확인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조사에 따르면 휴대인터넷의 잠재시장 규모는 상용화 이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약 893만명이다.비교적 성장속도가 빨라 조기에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네트워크 경제연구팀의 보고서 역시 이와 유사한 가입자 규모와 성장속도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다른 서비스와의 관계에 따라 시장 규모가 대략 10~15%가량 적은 800만명이 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다른 보고서들과 함께 종합하면 기술적인 완결성 또는 관련 주체들의 사업전략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휴대인터넷의 시장수요는 충분히 잠재적인 사업화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휴대인터넷과 다른 서비스와의 관계 역시 비즈니스 모델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하다. KISDI의 조사에 따르면 휴대인터넷은 사업자 구도와 사업전략에 따라 기존 서비스와의 관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파급효과와 산업연관 효과가 지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휴대인터넷이 경쟁서비스와는 차별성을 극대화하고 보완서비스와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독자적인 사업영역을 가져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글로벌한 경쟁역량을 바탕으로 휴대인터넷이 단말과 함께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텔과 같은 거대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유무선 통합의 컨버전스를 주도할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초고속인터넷이 VDSL을 중심으로 실내에서 매우 높은 전송속도를 보장하고 무선랜이 옥내나 특정지역의 데이터 수요 밀집지역을 커버해 휴대인터넷과의 보완적인 사업영역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동통신은 음성과 높은 이동성을 기반으로 간이형 무선인터넷을 제공하며, 휴대인터넷은 데이터 중심의 고속 무선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지향하면서 두 서비스가 경쟁부분을 가능한 최소화해 차별적인 사업영역으로 포지셔닝을 이뤄 상호작용(Win―Win)을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휴대인터넷의 상용화 시기가 사업영역 설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휴대인터넷 서비스가 지연될수록 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다른 서비스에 잠식당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휴대인터넷에 대한 기존 연구들과 ETRI 네트워크 경제연구팀의 시장조사를 종합해 휴대인터넷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기 위한 마케팅전략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휴대인터넷에 대한 인지된 속성평가는 서비스 컨셉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시금석이 된다. 잠재 이용자들은 비즈니스 유용성과 오락성을 추구 편익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초고속인터넷의 무선 확장과 이동전화 무선인터넷의 서비스 향상을 휴대인터넷의 지향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는 가입자들이 휴대인터넷을 통신ㆍ방송 융합, 홈 네트워킹, 텔레매틱스 등의 컨버전스 서비스의 도구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휴대인터넷이 단지 하나의 통신망으로 기능하기 보다는 네트워크와 콘텐츠, 비즈니스와 융합 솔루션이 결합하는 인터넷과 멀티미디어의 통합 매체(Total Media)로 포지셔닝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휴대인터넷의 시장을 세분화하고 잠재적 이용자군을 도출하면 휴대인터넷은 단말과 서비스가 밀접하게 결합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개인시장에서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직장인 그룹(인터넷 비즈니스 추구그룹), 10대 후반~20대 초반의 학생그룹(멀티미디어 추구그룹)으로 대별되며 기업 및 공공시장에서는 보험, 물류 및 택배, 유통, 지자체 그룹(업무 효율성 추구그룹)이 부각된다. 인터넷 비즈니스 추구그룹은 PDA와 노트북을 중심으로 인터넷 접속, 정보검색 및 상거래, 뱅킹이나 증권거래에 이용의향이 높은 그룹으로 휴대인터넷의 도입기에 핵심 이용자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미디어 추구그룹은 스마트 폰이나 PDA를 바탕으로 메신저, MMS, VOD에 우선적 이용의향을 나타내며 이메일, 정보검색에 기본 효용을 지니고 있는 그룹으로 성장기 이후 서비스 확산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무 효율성 추구그룹은 PDA를 바탕으로 초고속인터넷과 비즈니스 솔루션을 결합하고 이를 휴대인터넷의 공간성과 편의성을 통하여 활용하는 그룹이 다. 이 그룹의 시장성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휴대인터넷의 공적 재화 가능성을 나타내며 ASP나 기업 솔루션 임대사업, 솔루션 비즈니스 등을 통해 잠재적인 확대성을 지니며 이는 기업의 경쟁역량과 국민경제에 큰 기여를 하게 될 전망이다.

휴대인터넷의 이용 촉진요인으로 무엇보다 요금이 가장 우선되며 서비스 품질, 콘텐츠, 단말기도 고려해야 한다. 3만원의 정액제로 제시가 되고 있는 요금에 대해 비교적 높은 수용의향을 나타내고 있지만 기본요금과 이용요금으로 구성되는 요금제나 정액제와 종량제를 결합한 부분정액제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이용자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요금제의 도입 역시 검토돼야 한다. 특히 도입기 단계에서 시장수요를 조기에 확산시키는 동시에 요금제가 한번 정해지면 변경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휴대인터넷의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앞에서 언급한 인터넷 접속과 멀티미디어를 비롯하여 통방융합, 홈 네트워킹, 유무선 통합, LBS, 텔레매틱스의 연계가 부각되고 있다. IP 기반의 개방형 체제로 초고속인터넷의 플랫폼과 콘텐츠를 활용하는 동시에 인터넷 방송, 주문형 서비스의 멀티미디어 제공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요구된다. 지상파 또는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수용해 휴대인터넷과 방송서비스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정보가전 및 원격 설비, 유무선 통신과 휴대인터넷을 결합, 홈 네트워킹과 유무선 통합을 본격적으로 열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텔레매틱스의 정보기반이 되는 인터넷과 양방향성을 가지는 멀티미디어를 강화하기 위해 휴대인터넷과의 결합모델을 창출해야 한다

휴대인터넷 단말기로는 PDA와 노트북, 스마트폰이 높게 선호되고 있으며 단말기 가격, 디자인, 기능, 조작 편리성, 화면크기가 중요한 고려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단말기 가격이 휴대인터넷의 시장확산에 주요한 영향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용자가 수용할 수 있는 가격대를 고려, 보조금과 같은 촉진수단을 강구해 이용장벽을 낮춰야 한다.

그리고 인터넷, 멀티미디어, 게임, 상거래, LBS, 컨버전스 등을 복합적으로 지원해주는 다기능화, 고디자인화, 컴퓨팅화를 추구하면서 이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개발을 우선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휴대인터넷은 충분히 잠재적인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적절한 상용화 시기와 통신사업자를 비롯, 관련 가치사슬의 적극적인 사업전개 및 역량이 결집된다면 국민후생과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동시에 향후 해외진출의 주도적인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문구 선임연구원mkkim@etri.re.kr

by 100명 2005. 7. 26. 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