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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혁신 기법도 우리 것이어야 제맛을 낸다.’‘6시그마 등 서구의 기법은 우리의 입맛에 맞지 않다.’
LG경제연구원은 8일 ‘동양사상으로 풀어보는 경영혁신’이라는 보고서에서 “6시그마,JIT,리엔지니어링 등 서구의 경영혁신 기법을 도입한 기업 가운데 70%가 기대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경영혁신에 성공한 국내기업들은 동양사상과 접목된 경영혁신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 많았다.”고 밝혔다.동양사상 등 우리것과 접목된 경영혁신 방식으로는 ‘주먹밥 사고’‘음양오행설’‘공맹사상’‘두레,계,품앗이 등 공동체 정신’등을 꼽았다.
●동양의학서 나온 ‘주먹밥 사고’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은 “가짓수만 많은 밥상보다 한번에 둘둘말아 먹는 주먹밥처럼 일을 해야 한다.”며 ‘주먹밥식 사고’를 주문한다.이는 폐에 이상이 있으면 폐를 수술하는 서양의학과 달리 심장의 이상이 폐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심장을 치료하는,다시 말해 ‘부분보다 전체를 보는’ 동양의학과 비슷한 이치라는 설명이다.
‘음양오행설’의 일관된 철학적 기풍도 기업경영과 연관돼 있다.기업은 동일한 가치체계와 전략을 일관되게 고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안철수 연구소가 좋은 사례다.회사설립 이후 일반인들에게는 무료료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나눠주고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사회에 기여한다는 가치를 지키고 일관성을 유지한 덕에 지난해 매출이 277억원에 영업이익 50억원을 낼 정도로 탄탄한 경영을 자랑하고 있다.
동양에서는 공자와 맹자의 사상을 주희 같은 후세의 학자들이 시대상황에 맞게 해석하는 식으로 발전해왔다.이를 벤치마킹한 기업인은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이다.문 사장은 구조조정이 유행이었던 90년대 말에 4조2교대 도입으로 오히려 직원 수를 늘리는 등 ‘순환근무제’를 도입,우리 환경에 맞는 경영혁신을 일궈냈다.
논어는 지도자가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임으로써 백성들이 따르도록 하는 리더십을 가르친다.부임 직후 스스로 운전기사와 골프회원권을 없애고 공장에서 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며 솔선수범했던 한국전기초자 서두칠 전 사장이 대표적이다.그는 파산직전이던 회사를 영업이익률이 35%가 넘는 ‘알짜기업’으로 바꿔놓았다.
●두레·품앗이 등 공동체 전통 살려
경영혁신은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두레,계,품앗이 등 한국의 공동체적 전통이 ‘신바람’과 결합하면 혁신은 속도를 낸다.월마트,까르푸 등 세계적인 유통업체들이 한국에서 재미를 못 본 것과 달리 삼성물산과 영국계 소매업체인 테스코의 합작사인 삼성테스코는 현지화에 성공했다.일터를 놀이터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승한 사장의 ‘펀(Fun) 경영’과 대리,과장 등 중간층의 권한이 막강한 독특한 조직문화 덕분이다.
LG경제연구원 이병주 연구원은 “우리의 문화와 가치관에 어울리는 경영혁신 시스템을 설계할 때 서구 기업이 모방할 수 없는 경쟁우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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