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시장이라면?' 푸른 바다는 감상과 완물의 대상이 아니다. 비즈니스의 바다는 '블루'와 '레드'의 두 가지 색이다. 바다는 곧 시장이고 경쟁이다. 경쟁은 이미 포화상태다. 틈새가 없고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빠져 봐야 피밖에 튀지 않는다.' 이 지경이니 어서 '그 바다'에서 나와 '저 바다'로 가자고 종용한다. 그 바다는 '레드 오션'이다. 다 말라버려 더 이상 얻을 건덕지가 없는 바다다. 있으면 표류하고,들어갔다간 당하는 핏빛의 바다다. 반면 '저 바다'는 아직 아무도 밟지 않아 날것 그대로다. 경쟁이 없고 질서가 없다. 들어가면 곧 질서고 우위다. 점유자가 없다 보니,뿌린 대로 소유할 수 있는 바다다. 변색을 위해 가치혁신과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새로운 가치와 수요 창출이 탈출의 관건이다. 블루오션은 손자가 말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의 경영학적 구현이다.

이번 부산 특강의 강연자는 한국가치혁신실행연구소(VIAC Korea) 강혜구 대표. 그는 지난 4월 국내에서도 첫선을 보인 '블루오션 전략'(김위찬·르네 마보안 지음/교보문고 펴냄)의 역자인 동시에 블루오션 전략 전파에 열성을 보이고 있는 인물. 책은 그동안 27개 언어권,100개국에서 출간됐고,당초 기업 분야에서 출발한 이 전략은 공공 부문을 넘어서 개인 영역까지 파고들고 있다.

이날 특강에서 강 대표는 먼저 "정반대 개념인 '레드오션'이 시장점유율 싸움 등 경쟁자와 '피 튀기는' 싸움으로 포화,정체된 시장인 반면 '블루오션'은 지금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 나타날,경쟁자가 없는 거대한 시장 공간(mass market)"이라고 정의했다.

기존 경영전략과 블루오션 전략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그는 "경쟁이 아닌 창조로 승부하는 것"이라면서 "레드오션 등이 경쟁자를 이겨야만 했다면 블루오션은 경쟁우위의 두 원천인 비용절감과 차별화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상생전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font color=red>블루오션전략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급소경영 리더십'과 '공정한 절차'. 그는 "볼링의 킹핀을 명중시키면 옆의 것이 다 쓰러지듯 어떤 조직에서든 킹핀 존재는 있기 마련"이라며 "그 킹핀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공정한 절차'는 경제 패러다임이 지식경제 사회로 바뀌면서 특히 강조되는 것으로,채택되지 못한 아이디어에 대해선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하는 등 자발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 대표는 덧붙였다.

반면,지나친 경쟁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자금난을 겪고 쓰러진 삼보컴퓨터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시장점유율이 모든 걸 다 보여주는 건 아니다. 수심 250m 방수 시계,세계 최고,최초,최단시간으로 포장된 것들은 R&D 강박관념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견해. 실제 기술혁신이 대박을 보장하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고도 했다.

경쟁을 뛰어넘는 법과 관련,강 대표는 "코페르니쿠스적 발상 전환으로 기정 사실로 보이는 산업 여건에 도전할 것과 관행화된 가설에 도전해 시장의 새로운 게임규칙을 만들어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신시장 창출이 가능한 '비고객'을 중시할 것과 적어도 10여년은 모방당하지 않을 어떤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마지막으로 강 대표는 'As is(내가 위치한 상황)'에서 'To be(미래전략 추진 방식)'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ERRC(Eliminate,Raise,Reduce,Create) 즉,제거-증가-감소-창조라는 요소에 입각해서 '전략 캔버스'를 구성할 것과 이 캔버스에 맞춰 전략을 설정함으로써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by 100명 2005. 7. 26. 2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