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장 진입의 성공과 실패



■ 전통기업의 e-business 성공요인

1. CEO의 강력한 변신 드라이브가 e-business의 출발점이다

전통기업의 e-business 전환은 CEO가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시작된다. 일례로 NTT의 CEO 준이치로 미야주는 인터넷 대응 필요성을 인식하고, 자사 네트워크의 디지털화(97년) 및 기업재조직(99년) 등 글로벌 e-business를 추진하였으며, GE의 잭 웰치는 e-business의 중요성을 인식한 후 20개 핵심산업을 일제히 디지털로 전환시켰고, 자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1년 여만에 글로벌 e-marketplace의 강자로 부상하였다.

또한 변신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CEO는 미래사업에 전념하고 기존사업은 COO 등에게 맡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포드는 윌리엄 포드 주니어 회장이 인터넷 관련 미래사업을 총괄하고, 잭 내서 사장이 기존 사업을 총괄하는 이원체제를 구축하였으며, 소니는 회장으로 승격한 이데이가 미래사업에만 집중할 정도이다.

2. 기존 강점에서 디지털 시대에 통용가능한 핵심역량만 추출한다

기존의 강점 중에서 디지털 시대에도 통하는 핵심역량을 발굴해야 한다. 사이버상에서 요구되는 강점을 전통기업 내부에서 찾아 이를 기반으로 다각화하고 온라인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전통기업의 핵심역량인 브랜드파워, 고객기반, 영업력, 자금력, 콘텐츠 등을 선별해 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3. 한 차원 높은 서비스인 고객 케어 (customer care)를 지향한다

일반 제조업체와 같은 단순문제해결형 기업보다 고객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고객케어형 기업이 부상한다. 1, 2, 3차로 분류되던 산업구조가 고객과의 거리를 기준으로 문제해결사업(problem solver), 고객케어사업(customer carer) 등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현재 문제해결형 회사중 일부 선도회사들이 고객케어(customer care)형으로 이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형적 제조업체인 포드를 보라. 자동차 관련 제반 서비스를 복합하여 종합케어를 제공하는 업체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4. 경영시스템의 웹화(Webification)를 적극 추진한다

구매-자원관리-판매에 이르는 경영 프로세스 전반을 인터넷 활용을 통해 웹화하여 스피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납품체제, 대금결제, 고객서비스는 물론 기업내부의 행정 및 지원업무를 모두 인터넷을 통해 자동화 및 스피드화 할 수 있다. GE는 GE TPN(Trading Process Network)을 구축하여 바이어-공급자간 구매-마케팅-판매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였으며, 시스코는 고객 전화서비스를 폐지하고 이를 웹상에서 해결함으로써 응답속도와 고객만족 모두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또한 인터넷을 기반으로 기업 외부의 프로세스와 내부의 프로세스를 막힘없이 연결함으로써 가치사슬(Value chain)을 확장해야 한다. 특히 SCM(Supply Chain Management), CRM(Cust omer Relation Management) 등 기업경계선상의 프로세스를 문턱없이 설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5. 디지털 경영을 뒷받침하는 기업문화 구축한다

위험을 감수하는 기업가정신이 존중받고 개인의 창의성이 최대한 인정받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아마존은「십자군은 9시에 출근하고 5시에 퇴근하지 않는다. 우리는 십자군처럼 세계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과 일하기를 원한다.」는 모토로 종업원을 채용하고 있는데 이는 정예화된 기업문화의 시즈(seeds)를 키우고 이를 전체에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전통기업은 기업내 디지털-아날로그 문화간 충돌이 불가피함에 따라 기업의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여 불필요한 저항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텔은 사내에 고착된 자력주의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 구사업을 「블루」, 웹사업을 「그린」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Thinking Green」을 슬로건으로 그린 사업전략 행동양식을 전사에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기업문화에 있어 굳이 e-business가 아니더라도 제휴, 합작, 인수합병이 빈번해짐에 따라 이질적인 조직과의 문화융화 능력이 중요한 기업 경쟁력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결국 어떤 기업의 형태든 R&D와 A&D를 통해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문화융화가 필수적이다. 결코 e-business가 예외가 아닌 것이다. 이는 넷스케이프와 AOL의 합병시 실리콘밸리적 사고와 미 동부식 사고의 융화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제기되는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전통기업이 e-business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성공요인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전통기업이 e-business를 추진하기 위한 핵심적인 과제는 무엇일까?

■ 전통기업의 e-business를 위한 핵심과제

1. 기업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하게 설정한다

뚜렷한 지향점 없이 대세에 추종하는 식의 e-business 사업 착수는 오히려 기존 역량을 잠식시킬 우려가 있다. 급격하게 e-business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기존 역량만 잠식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전략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이다. 기업은 가능한 기존 사업 및 역량과 접점이 많은 지향점을 보유해야 한다.

또한 전통기업은 현재의 강점에서부터 출발하는 방식보다 미래 비전에서부터 접근하는 백워드 방식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오프라인의 강점이 온라인에서는 약점이 될 수 있으므로 자사가 지닌 현재의 강점을 근거로 한 e-business는 실패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자사가 도달해야 할 지향점에 입각해서 기존 역량중 활용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선별하는 안목이 필요한 것이다.

경쟁에 있어 전통기업은 e-business의 불확실성이 높으므로 지속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경쟁 포지션을 확립해야 한다. 그 이유는 산업구도와 수익원천이 급격하게 이동하여 고수익사업이 저수익 또는 사양사업으로 돌변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일례로 정보사회의 총아였던 PC가 인터넷 및 통신의 발달에 따라 주도적 지위를 상실해감에 따라 인텔은 사업영역을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 네트워킹 칩으로 발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2. 전통기업 특유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라

현재 국내기업들은 서비스 능력, 경쟁 테크닉 및 마인드 등에서 낙후되어 있는 편이며 e-business로 수익을 내기에는 실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e-business는 무조건 돈을 벌게 해주는 노다지가 아니며 한 차원 높은 경쟁력과 경영능력이 뒷받침될 때만 돈을 벌 수 있는 프로게임인 것이다. 현재 다수 기업이 e-business를 추구하고 있는데 고객케어형 서비스 제공, 고도의 가격경쟁기법, 경영시스템의 스피드화, 기업문화의 개혁 등에 따라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e-business가 실제 이익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전통기업 특유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하고 서비스 역량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것이다.

결국 전통기업들은 과거 비즈니스의 상식을 파기하고 새 시대에 맞는 자기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하며 그렇지 않고 기존 사업모델에서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에만 매달릴 경우 새로운 경쟁환경에서 낙오될 위험성이 크다.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하는 고객케어형 산업으로 비즈니스 도메인을 이동하고 제조중심에서 서비스중심으로 이행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이다. GE의 경우 제조보다는 서비스를 주 수익원으로 설정하고 고객문제의 리얼타임 파악 시스템을 구축하여 e-business를 수행하고 있다.


3. 단계적으로 접근하라

전통기업의 e-business 진출은 다른 경영기법의 도입과 달리 일과성 변화가 아닌 근본적 변화를 지향해야 한다.

전통기업이 하루 아침에 사이버 강자가 될 수는 없으며 급진적으로 추진할 것과 신중하게 추진할 것을 가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는 첫째로 디지털요소를 이식하고, 둘째로 주도권을 교체한 후, 마지막으로 디지털 중심의 신체제를 구축하는 3단계 접근이 바람직하다.


4. 개혁 리더십을 확보하라

모든 개혁이 어렵지만, 특히 e-business 개혁은 경영의 근본 가정이 흔들리는 만큼 확고한 비전을 가진 개혁 리더십 없이는 성공이 불가하다. 「디지털 드림키즈」를 구호로 내건 소니의 이데이 회장, 「그로브 시대의 종언」을 외치는 인텔의 바렛 회장과 같은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바렛은「Thinking Green」을 슬로건으로 이익을 못내는 디지털 사업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IBM의 거스너는 「Internet Business Machine」이라는 새 명칭 아래 회사의 방향을 명확하게 각인시키고 있다. 다수의 사내 비판자들이 이를 두고 과도한 방향 선회로 보고 있으나 이들은 회사의 e-business 비전에 대한 확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아날로그 시대의 경영관행에 익숙한 경영자보다 사이버 세계의 본질을 아는 전문경영자의 수혈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통기업은 디지털 시대의 리더십 확보를 위해 전문경영자를 영입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전통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도입을 위한 경영 R&D를 강화할 수 있다. 결국 연구개발성과를 M&A를 통해 외부에서 리얼타임으로 도입하듯이 경영전략 및 리더십 역시 외부 수혈을 통해 조기 확충할 수 있는 것이다.

by 100명 2005. 7. 26.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