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N자원 43억개중 이미 95% 사용… 이르면 내년께 바닥


CDMA 휴대폰의 고유 식별번호인 `ESN'(Electronic Serial Number) 자원이 고갈될 상황에 처했다. ESN은 사람의 주민번호와 같이 모든 휴대폰에 부여되는 `전자 일련 번호'로, 번호자원 고갈 전에 새로운 번호체계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2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사무총장 김홍구)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32비트 번호구조를 채택하고 있는 ESN 자원 43억개 가운데 95%인 40억개 가량이 현재 사용되고 있으며,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나머지 ESN도 오는 2006∼2007년 사이에 모두 고갈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ESN의 고갈을 늦추기 위해 기존에 부여된 ESN을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ESN을 부여한 기존 휴대폰을 회수ㆍ폐기하는 복잡다단한 과정이 필수적이어서 실효성이 낮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ESN이 고갈되기 전에 이를 대체할 방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CDMA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전자 일련번호 체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 세계 ESN의 관리와 배포를 총괄하는 미국 `TIA'(Telecommunication Industry Association)는 지난 2003년부터 ESN을 대체할 수 있는 `MEID'(Mobile Equipment Identifier)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전 세계 관련단체에 촉구하고 있다.

MEID는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사실상 무제한으로 자원 고갈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32비트 구조의 ESN은 2의 32승 만큼(43억개)의 일련번호를 부여할 수 있지만, MEID는 2의 56승(7경2000조개)으로 사실상 무제한으로 일련번호를 부여할 수 있다.

이같은 TIA의 MEID 전환 촉구에 대해 미국의 CDMA사업자들은 활발한 논의를 진행중이지만 ,국내 사업자들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김윤환 3GPP2 SC의장(LG텔레콤 상무)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CDG(CDMA Development Group) 회의에서 ESN 대체 방식으로 EVDV 리비전D부터 적용 가능한 MEID와 CDMA2000 시스템에서 MEID를 적용할 수 있는 `인트림 솔루션'(Intrim Solution) 등의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됐다"며 "하지만 어떤 솔루션을 택하더라도 이를 기지국이나 단말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의 기간과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국내 사업자들의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김응열기자
by 100명 2005. 7. 13. 1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