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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V 전환과 보급 ‘게걸음’=디지털방송 전환과 TV보급은 더디기만 하다. DTV 전환일정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 광역시 지상파TV의 디지털 방송국이 개국한 데 이어 올해 말 시·군·구까지 개국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 완료하기로 한 도청 소재지의 경우 39개 방송국 중 22개만이 개국했으며 17개 지역은 이행하지 못했다. 업계는 시·군·구도 DTV 전송방식 논란으로 인해 제때 발주가 안 돼 올 연말까지 전환하지 못하는 지역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DTV 보급도 예상을 비켜나고 있다. 올 1월부터 6월까지 지난해에 비해 50∼60%의 판매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당초 기대했던 ‘특수’까지는 아니다. DTV 전송방식 타결의 후속 조치로 정통부에서 제시한 ‘IT839 적금’은 하루에 한 대도 못 팔 정도로 판매가 부진하다. 때문에 가전 업계에서는 아예 미국처럼 DTV 전환 시기를 못박아 줄 것도 요구하는 상황이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라인의 80%를 DTV로 전환한 상태지만 아날로그TV 판매량을 무시 못 한다”며 “DTV 내수시장도 그리 폭발적 상태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강제 전환 또는 전환 시기라도 못박아야=문제는 2010년까지 국민의 95% 수준으로 DTV 보급이 이뤄질 것이냐는 것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금의 DTV 전환속도로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 시점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또 지상파방송사와 DTV 제조업체, 정통부와 방송위가 지난해 전송방식 타결 이후 DTV에 대한 정책을 내놓지 않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디어미래연구소 관계자는 “국민의 95%에 보급됐을 때 전환하겠다는 로드맵은 지난 2000년 결정돼 전송방식이 타결된 이후 상황과 맞지 않다”며 “정부에서 아날로그 방송 종료시에 대비해 회수 및 재배치 등 더욱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통부 전파방송정책국 관계자는 “강제 전환은 검토하지 않았으나 구체적인 전환시기를 못박을 필요성은 있을 것”이라며 “제반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시장 여건을 만드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손재권·윤건일기자@전자신문, gjack·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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