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케이블TV사업자(SO)는 시쳇말로 ‘잘 나간다’. SO 인수 호가가 가입자당 100만원까지 나오며 들썩 거린다. SO는 지역별 독점사업자이자 향후 ‘디지털방송+전화(VoIP)+초고속인터넷’을 공급할 잠재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SO는 전국에 119개로 나눠져있다. SO 입장에서 통신방송융합을 준비하는 전략이 부재한게 현실이다.

 유재홍 SO협의회장(52)는 SO 공통의 전략을 짠다. VoIP 진입을 위해 범SO 공동 VoIP인 ‘케이블폰’사업을 준비한다. SO의 초고속인터넷 강화를 위해 KT와 관로 논쟁을 이끈다. 케이블의 전략을 고민할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일명 케이랩스)를 만들고 키우는 것도 유 회장의 몫이다.

 그런 그가 지금 119개 SO를 대표해 최선봉에서 IPTV 불가론에 불을 지핀다.

 유 회장은 “IPTV는 IP망을 통한 케이블텔레비젼이라서 종합유선방송 역무와 같다”며 “동일한 역무에 동일한 잣대는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KT가 IPTV를 하려면 방송사업자 인·허가를 받아야한다는 설명이다. 또 “KT가 주장하는 산업 진흥 효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케이블방송과 중복 투자일 뿐이며 오히려 10년간 일궈온 케이블방송 산업을 일거에 파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통신사업자들이 ‘SO는 앞으로 VoIP로 전화시장에 들어오는데 우리가 방송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것은 형평성 문제’라는 지적에 유 회장은 “우리가 VoIP 시장에 들어가는 것하고 통신사업자의 IPTV는 파장이 다르다”며 일축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케이블 규제 완화와 IPTV 도입간 딜’도 문제있다는 시각이다. “케이블 규제완화는 예전부터 IPTV와 상관없이 주장해왔다”며 “이를 빌미로 사용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고 말했다. 정통부에 대해서도 “연초에 IPTV는 방송이 아니라고 설명하다, 지금은 아무런 설명없이 IPTV 시범서비스를 진행시킨다”고 지적했다. 방송위가 최근 IPTV 도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데도 반발한다.

 통신사업자들은 유 회장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유 회장이 온갖 이해관계가 얽힌 119개 SO를 아우르며 한 목소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하나 하나의 SO는 약하지만 119개가 뭉치면 1300만 가입자를 갖춘 강자다.

 유 회장은 승부사 기질이 다분하다. KT가 주장하는 ‘선서비스 후규제’를 의식, ‘선규제 후서비스’를 주장했다. 올해 그의 최대 승부처는 IPTV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by 100명 2005. 7. 13. 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