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이통서비스 흐지부지… 1조 5000억 투자액 물거품 되나
[조선일보 2005-07-12 03:56]

정통부 "3.5세대에 총력"

[조선일보 김희섭 기자]

‘꿈의 이동통신’으로 각광받던 3세대 이동통신(W-CDMA) 서비스 계획이 대폭 수정된다.

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 업체들은 11일 “W-CDMA 통신망을 개량, 내년 3~4월에 상용화되는 3.5세대 이동통신(HSDPA) 보급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HSDPA는 유선 인터넷 못지않게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른 무선 데이터통신 서비스로, 대용량 동영상 파일까지 순식간에 주고받을 수 있다.

기존 W-CDMA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철저한 외면 속에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 못한 채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게 됐다. 또 이미 설치한 W-CDMA 통신망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1000여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 향후 이동통신 요금에 고스란히 전가될 예정이다.

‘IMT 2000’이라고도 불리는 W-CDMA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첨단 이동통신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과 KTF가 지난 2003년 말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업체들의 투자비는 총 1조5000억원이 넘는다. 올 연말까지 25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당초 목표였다.

하지만 6월 말까지 W-CDMA 가입자는 겨우 3081명에 그쳤다. 영상통화료가 10초당 100~120원으로 일반 휴대전화보다 5~6배 비싼 데다 서비스 범위도 서울과 수도권 일부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80만원선인 W-CDMA용 휴대전화기도 새로 사야 한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 업체들은 “지금 같은 서비스로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다”며 가입자 확보를 거의 포기한 상태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11일 SK텔레콤·KTF·삼성전자·LG전자 등 통신서비스 및 장비업체 사장단과 조찬간담회를 열어 내년부터 HSDPA 보급에 힘쓰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희섭기자 [ fireman.chosun.com])

by 100명 2005. 7. 12. 0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