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들이 시청률과 돈에 허덕이고 있다.

신규매체의 증가에 따른 시청률 급감, 이에 따른 수익 감소 등 불리한 악재들이 지상파 방송사의 수익 구조를 끊임없이 압박하고 있다.

우선 지상파 방송사 프로그램의 시청률 하락은 현 ‘위기’를 극명히 보여준다. AC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지상파 방송사의 프로그램중 시청률 30%를 넘어선 것은 고작 ‘내 이름은 김삼순’(MBC·주간 시청률 36.3%)뿐. 불과 2∼3년전까지만해도 ‘태조 왕건’(KBS1), ‘여인천하’(SBS), ‘그여자네 집’(MBC) 등 각 방송사들이 타깃으로 내세운 주요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40%를 웃도는 것이 ‘기본’이었다.

시청률 고전은 제작비로 불똥이 튄다. 회당 제작비 4억원이 예상되는 후속편 ‘서울, 1945’는 현재 제작을 미룬 상태. ‘불멸의 이순신’(KBS1)의 경우 회당 5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시청률은 20% 안팎에 머무는 실정이다. 주간 시청률 5위를 차지한다 해도 높은 제작비는 당연히 긴축경영을 외치는 방송사의 도마위에 오르지 않을 수 없다.

시청률 급감은 지상파 방송사의 단조로운 수익구조에도 치명타를 날렸다. 지난 6월30일 방송위원회가 발표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수익 상황을 살펴보면 어려운 ‘주머니’ 사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방송위 자료에 따르면 KBS,MBC,SBS 등 TV와 라디오를 합친 지상파 방송사업자 42개사의 당기순이익은 1136억3200만원으로 지난해 2876억2300만원과 비교해 무려 60.5%나 줄었다. 특히 지상파 방송3사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협찬수익, 기타매출 등에선 모두 상승세를 보였지만 광고수익에선 일제히 하락 곡선을 보여 단순한 수익구조의 허점을 보였다.

이에 대한 지상파 방송사의 대처는 지난해 수익 윤곽이 드러난 지난달부터 서서히 시작됐다. 방송협회의 명의로 이들은 청와대, 방송위, 관계부처에 방송시간 자율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불법 지상파 방송 재송신 근절, TV광고 요금 현실화, 중간광고 허용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제작비 절감을 선포하는 것은 물론, 수익 다각화의 일환으로 영화사업도 추진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방송환경 변화와 위기를 제때에 감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IPTV(인터넷 프로토콜 TV),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등 급속히 변하는 환경속에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확보는 시급하다고 방송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by 100명 2005. 7. 11.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