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네마의 이해와 우리의 영화관들등록일 : 2005-01-27 오후 4: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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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SAAC★ (http://blogcafe.dreamwiz.com/cinehouse)


DP에서 선보이는 이번 칼럼은 국내 영화관의 질적 성장에 끊임없는 의문과 질타,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신 ★ISAAC★님의 글입니다. 극장 커뮤니티를 직접 운영하고 있고 여러 매체에 극장 관련 글을 기고하기도 하며, DP 영화/극장 게시판에서 열정적으로 글을 올리는 열혈 극장문화 전도사 ★ISAAC★님은 2004년부터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된 '디지털 시네마'에 대해서 체계적이면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입문용 레퍼런스 칼럼을 저희 DP에 기고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좋은 글을 기고해 주신 ★ISAAC★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며, DP는 앞으로도 좋은 칼럼을 지속적으로 개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편집자 주


모두가 디지털, 디지털, 디지털 하고 있는 현 시대에 있어 참으로 오랜 기간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매체가 있었으니 바로 그것은 필름이다. 영화를 보기 위한 1차 미디어로서 필름은 1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그것을 대체할 존재가 없었다. 그러나 시대는 이제 필름에게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객들과 영화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필름의 지속적인 퀄리티에 대해 점점 깊은 회의감을 가지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되는 필름의 잡티와 스크래치 그리고 사운드트랙의 손상은 결국 최상의 조건으로 영화를 감상해야 할 영화관이라는 조건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더불어 현재 DVD와 HD라는 새로운 기술들로 무장한 홈시어터라는 괴물 앞에 점점 영화관은 그 스펙이나 실제적인 퀄리티에서 점점 홈시어터보다도 못하다는 말을 듣는 수모를 겪기도 한다.

특히 HD의 등장은 필름의 화질에 의심을 던질 수 밖에 없는 화두를 생산하게 되었고 많은 이들은 점점 이런 새로운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또 이것을 영화관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지 고민해왔다. 그런 과정에서 상영 자체에만 관심을 기울이던 것에서 점점 더 본질적인 문제로 접근하는 회사들도 늘어갔다. 바로 상영기술로서 디지털이 아닌 촬영 자체의 기술로서 디지털 시네마의 접근이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역시) 조지 루카스와 SONY 그리고 TI(Texas Instrument: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자 DLP칩 개발사)가 함께 하고 있다.

위와 같은 영향으로 디지털 시네마의 개념은 이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던 디지털 영사개념을 뛰어넘어 촬영에서 후반작업 그리고 상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가 가능하게 된 시점에 도달했다(디지털 시네마는 원래 이러한 개념이었으나 많은 이들이 상영에만 관심을 두고 있어서 촬영과 후반작업의 디지털화는 인지하지 못했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디지털 시네마(Digital Cinema)인 것이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이런 풀 디지털 시네마를 구현한다는 것은 지극히 일부 중에 일부에 국한된 영화이다. 이것은 디지털 상영 자체도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는 기본적으로 디지털 시네마라는 정의부터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디지털 영사가 디지털 시네마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관객에게 촬영과 후반작업의 디지털화는 솔직히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내용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관객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관객은 영화를 찍지 않는다. 당연히 후반작업도 하지 않는다. 관객은 영화를 볼 뿐이다. 다시 말해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피부에 와 닿는 디지털 시네마의 중추는 촬영과 후반작업이 아닌 바로 상영부분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디지털 상영은 무엇이며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영화관의 영사기의 콘솔이 점점 컴퓨터화 되어간다는 것이며 영사기는 점점 일반 우리가 쓰는 LCD, DLP영사기의 사용법과 비슷해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디지털 상영이라 함은 영화가 종전 영화상영의 주 매체인 필름이라는 매체가 아닌 동영상 파일이라는 형태의 매체로 제공된다는 점이며, 그로 인해 그 동안의 영사기인 필름 영사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고정화소형 디스플레이 장치인 DLP, D-ILA, SXRD 영사기와 같은 것들이 사용되게 되는 것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그 동영상 파일은 어떻게 극장에 배급이 되는가? 동영상 파일은 아직까지 대용량 하드디스크로 배급이 되고 있다. 약 80~160GB 짜리 하드디스크에 해당 영화의 동영상 파일이 들어있는 채로 배급이 된다(물론 차후에는 유선망과 무선, 혹은 위성망을 이용해 온라인 배급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물론 이 동영상은 당연히 파일 형태인지라 유출의 위험이 있다. 하지만 각 제작사들은 이런 유출의 위험을 최소화 하기 위해 암호화를 단단히 하고 있다. 이렇게 암호화가 된 동영상 파일을 디지털 영사기와 한 몸이라 할 수 있는 서버에 삽입하고 그것을 재생하는 재생버튼만 눌러주면 예상 외로 간단하게 영화는 디지털로 영사가 된다.

자 이제 대충 감이 오겠지만 결국 앞으로 필름이 물러나고 디지털 영사의 시대가 온다면 많은 부분이 현재와는 다른 환경에 놓여지게 된다. 그럼 그 변화는 어떻게 보이게 될 것인가? 먼저 영화관 최전선의 영사실을 짐작해 보자. 영사실이라는 공간은 기존의 필름 영사기가 있던 공간에 디지털 영사기가 놓아질 것이며 각 영사기에는 서버가 하나씩 배치가 될 것이다. 이것은 영사실이 마치 전산실 같은 분위기로 바뀔 날이 도래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결국 영사실 인원의 재교육 혹은 대폭적인 교체가 필요한 시점에 도달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영화관의 어딘가에는 위성안테나가 설치될 것이다. 이렇듯 영화관의 최전선은 자연스럽게 변하게 된다.

그렇다면 배급환경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어떻게 보자면 이것이 디지털 영사의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이유는 바로 배급비용의 급감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필름의 경우 한 프린트당 비용이 약 200~300만원 선으로서 그 배급비용이 상당하다. 더군다나 필름은 산업폐기물이라 아무 곳에 버릴 수도 없다. 이는 매우 골치 아픈 문젯거리이다. 하지만 현재의 배급방식 만으로도 배급비용은 약 1/10정도로 확 줄어든다. 그리고 더욱 발전하여 위성을 통한 배급이 실현되게 된다면(일본은 성공했다) 그 비용은 0에 가깝게 된다. 때문에 배급사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떠한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디지털 시네마는 매우 환영 받을 변화이다. 현재의 들쭉날쭉한 필름의 퀄리티와 손상되는 필름을 생각해 봤을 때 그들이만든영화가 모든 관객에서 100% 동일하고 우수한 퀄리티로 제공이 되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매우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관객입장에서는 어떠할까? 말 그대로 '대환영'이다. 그러나 문제는 필름의 질감을(말 그대로 '필름라이크') 좋아하는 관객이 여전히 상당수라는 점이다. 이것은 문제라기 보다 취향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적어도 풀 디지털 시네마의 경우에는 그 퀄리티에서 있어 필름이 이제 체감적 화질에서 디지털을 앞서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디지털 시네마(적어도 디지털 상영)를 선호하는 이유는 위에도 설명했지만 바로 편차 없는 감상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모든 방면에서 디지털 시네마는 그 기대치도 높고 여기에 열거한 변화 이외의 다른 변화도 훨씬 많이 불러올 수 있는 파생력을 가지고 있다.

아쉽게도 현재 우리의 디지털 시네마의 현주소는 그리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얼마 전 남양주에서 디지털 시네마 포럼이 열린 것을 봐서는 앞으로의 디지털 시네마의 도래는 희망을 가져 볼 만하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디지털 영사기는 어디에 있을까? 일반적인 영화관(상업영화관)만을 따진다면, 아니 영사기 개수를 따진다면 그 개수는 총 6대이다. 그럼 어디에 있는가? 먼저 메가박스 코엑스점, CGV 용산, 롯데시네마 일산 라페스타, 아트레온, (CGV 강변, 상암) 그렇다면 괄호 안은 무엇인가? 그것은 좀 복잡하다. 이를 알자면 CGV라는 테두리를 그어놓고 보면 될 것이다. CGV는 맨 처음 Christie사의 CP2000 DLP 영사기를 CGV 상암에 도입했다. 하지만 CGV 용산이 개관하게 되면서 상암의 CP2000는 용산으로 옮기게 된다. 그리고 CGV 용산에는 신규 DLP영사기인 Christie Vista X5와 Barco DP-30을 또 도입한다. 그런데 현재 Vista X5와 Barco Dp-30은 CGV 용산에 있지 않다. 이것은 얼마 전 CGV에서 <인크레더블>을 CGV 강변과 상암에서 비공식적으로 디지털 상영한 것으로 유추한 것이다. (물론 관계자분들이 어느 정도 확답도 주셨다.)

이젠 장소를 알았으니 무슨 모델이 설치가 되었는지 알아볼 차례이다. 현재 국내에는 영사기 자체로는 4가지 모델이 도입이 되어 있다.

  • Christie CP2000 : 메가박스 코엑스점, CGV 용산, 롯데시네마 일산
  • Christie Vista X5 : CGV
  • Barco DP30 : CGV
  • NEC DPC-10i : 아트레온(신촌)

현재로서는 이렇다. (물론 이런 상업적 용도의 영화관 외에도 몇 군데 더 설치가 되어 있긴 하지만 적어도 그곳은 상업영화상영이 주 목적이 아닌 곳이라 우선은 제외시켰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의 스크린 수는 대략 몇 개 정도인가? 답은 약 1,100 스크린이다. 그러니까 현재 총 디지털 상영이 가능한 관이 6개 스크린이니 이를 백분율로 환산해보면 약 0.55%가 된다. 그만큼 국내에서 디지털 시네마는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 국내의 디지털 시네마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보면 디지털 시네마의 좋은 면만을 언급한게 아닌가 싶다. 아무리 우리가 그렇게 울부짖는 디지털 디지털이지만 과연 단점과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없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그 중 먼저 가장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바로 표준이다. 물론 현재 디지털 시네마의 표준은 JPEG2000으로 확정되었다. 그러나 이런 표준 이외에 서버간의 표준 제정이 시급하다. 현재 디지털 상영시 영사기는 그리 문제될게 없으나 서버의 다양함은 문제시된다. 왜냐하면 각 서버마다 그 표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디지털 시네마는 그 형태가 파일이라는 형태라는 점 때문에 해킹의 우려가 많다. 만약 이 소스가 중간에 해킹되어 유출된다면 그 파장은 헤아리기 힘들 것이다. 또한 디지털 시네마를 행하기 위해 영화관이 우선 선택해야 할 디지털 영사기의 도입 또한 그 영사기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진입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 DLP 영사 관련 제어 기기들 >

더군다나 디지털 시네마 시대에서 현장(영화관)의 엔지니어들에게 전가될 교육 또한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분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되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조금 염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영화관 관계자분은 이렇게도 말씀한다. "어차피 내 시대는 여기까지"라고 말이다. 다시 말해 이는 영화관 엔지니어들의 자연스런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디지털 시네마가 영화관에 깊숙이 침투될수록 그 모습은 현재의 영사실의 느낌과는 분명 확연한 차이를 보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 여기까지는 어떻게 보면 디지털 시네마의 실제 보여지는 면과는 약간 다른 부분의 단점이었다. 그렇다면 실제적인 우리 눈으로 볼 때의 디지털 시네마의 단점을 짚어보도록 하자.

첫째, 영상이 뚝뚝 끊겨 보이거나 미끄러져 보이는 현상이 있다. 이는 원본이 디지털이 아니고 필름에서의 트랜스퍼일 경우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경향이 있다.

둘째, 서버의 불안정성이다. 일전의 <슈렉2>의 디지털 상영 때 자막이 나오지 않아 영사사고가 난적이 있고 또 이번 <샤크>도 어떤 문제인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약 이틀 여간 디지털 상영을 하지 못했다. 물론 그것이 특정 영화관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일반화하기는 힘들지만 그 안정성은 그리 합격점을 줄 수는 없는 상황인 듯 하다.

셋째, 언제 2K로 확실히 이행될 것인가?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소스들은 (의아하시겠지만) 1.3K(1280 X 1024) 해상도의 영상이다. 다시 말해 HD에도 못 미치는 화질인 것이다. 그럼 우리가 보고 있는 영상이 HD도 아닌데 이렇게 좋단 말인가? 그에 대한 대답은 “예”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현재 디지털 영사기들의 새로운 제품들은 1.3K모델이 주력 모델이 아니라는 점이다. 바로 2K(2048 X 1080) 모델이라는 점이다. 이는 현재 영사기의 제성능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분포 되어 있는 디지털 영사기의 해상도 지원은 1.3K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1.3K 모델은 상위 해상도를 지원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걱정되는 것은 이런 1.3K의 화질이 그래도 현재의 필름화질보다 나아 보이기 때문에 이것으로 고착이 되어 버리거나, 혹은상당시간 1.3K 시장으로 버텨 2K 이상의 시장이 성장하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는 최근 파나소닉이 1.3K DLP영사기를 출시하며 더욱 걱정이 되는 것으로, 파나소닉은 현재까지 2K 모델을 내놓을 생각이 없다고 한다. 물론 2K 시대는 올 것이다. 아니 4K까지 갈 것이다. 그러나 그 단계를 나가는데 1.3K가 너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넷째, 부족한 암부표현력. 현재 일반 가정용 프로젝터에서도 대두되는 문제인 암부표현력의 문제는 현재 DLP방식이 가지는 가장 큰 약점이다. 그 근본적인 대안은 DLP가 아닌 D-ILA나 SXRD와 같은 다른 방식의 영사기의 보급이라 할 수 있다(물론 이 두 가지도 직접 본 게 아니라 확실한 대안이라고는 볼 수 없다).

다섯째, 필름 라이크 필름 라이크... 많은 이들이 말을 하는 게 있다. 아직 디지털은 차갑다고. 필름은 그에 비해서는 따스하고 온화하다고 말이다. 어찌 보면 이것은 어느 정도의 편견이기도 하며 어느 정도의 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는 것은 풀 디지털 시네마의 과정을 거친 영상에 있어서는 필름은 이를 따라잡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관객들이 말하는 가장 디지털 시네마 혹은 상영을 가장 꺼리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예전의 LP의 운치 마냥 필름의 미세한 떨림과 잡티 그리고 독특한 그레인(필름 입자)들을 말이다.

아직까지 거의 대부분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마 디지털 상영은 오로지 DLP뿐이라는 것일 것이다. 물론 현재 디지털 영사기에 있어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지니고 있는 TI사의 DLP패널을 사용한 DLP영사기는 마치 디지털 영사 = DLP상영인 것과 같은 인지도마저 가지게 되어 이것이 마치 고유명사처럼 굳어지고 있어 염려가 된다.

< DLP 상영시 볼 수 있는 트레일러 >

다음으로는 음향포맷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영화관용 음향포맷은 돌비서라운드(SR), 돌비디지털(SRD), DTS, SDDS가 있다. 그러다보니 일반 관객에게는 마치 음향포맷은 이것뿐이라는 선입견이 강해서 디지털 시네마의 표준 음향포맷 또한 이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그것은 “아니다” 이다. 그럼 무엇을 사용한단 말인가? 바로 PCM 음원을 이용한다. 쉽게 말하자면 WAVE 음원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WAVE 음원은 공개된 음원으로서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을뿐더러 무압축 기술이다. 이는 디지털 시네마에서는 우리는 압축된 소리가 아닌 원음을 들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물론 이것 외에 다른 음향포맷인 돌비도 있긴 하다. 그러나 누가 Wave 음원에 비해 음질도 좋지 않고 더구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겠는가? 그럼 어떻게 디지털 시네마에서는 무압축 사운드가 가능한 것인가? 그것은 영상의 용량에 비해 음성의 용량이 지극히 작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디지털 시네마의 기본 사양상 음성채널은 8채널이다(7.1채널). 그렇다면 몇 채널까지 확장이 가능할까? 일반적으로는 13채널(12.1채널)까지 확장 가능하며 최대 16채널까지 가능하다. 물론 얼마 전 발표된 돌비 디지털 플러스가 12.1채널로 이에 뒤지지 않는 채널 수를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영화관이든 가정이든 7.1채널 이상의 포맷은 의미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말이다. 채널 수가 더욱 많아진다면 가정은 둘째 치고라도 영화관은 또다시 투자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그런데 실제로 더욱 재미있는 것은 제 아무리 날고 기는 헐리웃이라도 확장서라운드 개념이 들어간 DTS-ES나 DD-EX 영화는 아직까지도 거의 손에 꼽을 만큼 적다는 것이다. 때문에 아직까지 채널 수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을 듯 하다.

지금까지 간략히 디지털 시네마의 개관적인 설명을 했는데, 이제부터는 현재 국내의 영화관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현재 국내 영화관의 스크린 수는 약 1100여 개로 근 4~5년 사이 그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바로 그 시작은 CGV 강변이었으며 그 결과는 의외의 대성공이었다. 그 후부터 우리나라에는 멀티플렉스 열풍이 불기 시작했으며 극장지형도의 대대적인 변화가 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단관들은 거의 사라져버리는 상황이 되었고 그간 지방이라는 설움 하에 늦장 개봉하던 일도 없어지게 되어 서울과 지방(극장지형도에서 지방이라 함은 서울을 제외한 모든 곳을 의미합니다)의 편차가 거의 없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멀티플렉스의 등장은 결국 영화판의 파이를 키우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되었고 영화제작/배급사들은 이것이 돈이 되는 것을 알고 상영사업에 까지 뛰어들게 되었다. (혹은 그 반대인 상영사업을 하다가 제작/배급을 하게 된다) 물론 이것에 대한 의견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절대 좋은 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이 글에서 다루기에는 문제가 있으므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런 멀티플렉스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아쉽게도 영화상영의 질이 아닌 서비스의 질적 충족이 우선시 되고 말았다. 어딜 가나 비슷비슷한 규모의 영화관과 비슷비슷한 제원의 영화관을 볼 수 밖에 없는 지금의 극장 환경 속에서 2002년 삼성생명 본관의 씨넥스의 폐관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레퍼런스 시어터가 없어지게 되는 결정적인 상황에까지 이르게 하였다. 또한 대한극장의 폐관과 재개관은 우리나라에 드디어 대(大)관의 시대마저 저물게 하고 말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 와중에도 점점 관객들의 일부와 영화관들은 질적 향상을 꾀하려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 자체제작 스피커 도입이라던지 4-Way 스피커 도입, 다양한 테스트 기기들의 도입, THX 인증들은 그 동안의 양적 성장에만 치중했던 멀티플렉스의 모습을 조금씩 조금씩 바꿔 놓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아쉬운 것은 스크린이다. 영화관의 경쟁상대는 분명 다른 영화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영화관 환경을 보자면 경쟁상대는 마치 홈시어터 같아 보인다. 압도하는 스크린은 둘째치고 화면을 더욱 와이드하고 크게 보려고 만든 영상포맷인 시네마스코프는 어찌된게 더 작은 화면으로 즐겨야 하는 지경에 있다. 또한 너무나도 비좁은 좌석의 앞뒤간격과 스타디움 방식의 맹신에 따른 화면의 왜곡현상에 스피커 위주의(눈에 보이므로) 사운드 투자 또한 상당히 아쉽다. 그리고 무엇보다 극장전용건물이 아닌 일반 건물에 극장이 들어가는 구조가 많다는 점과 한국의 땅값 때문인지 한없이 고층으로 올라가는 극장들은 안전상의 문제를 항시 노출하고 있다. 또한 거의 모든 극장들이 천편일률적으로 택하고 있는 네온 도배 인테리어 또한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이라 하겠다.

현재 한국의 영화관은 양적 성장에 걸맞지 않은 낮은 질적 수준을 보여주고 있으며,이문제는앞으로 우리 영화관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여실히 나타내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서도 유난히 돋보이는(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 둘 다) 몇몇 영화관들이 있으니 그 영화관들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영화관들 중에는 별난 영화관들이 생각 외로 참 많다. 멀티플렉스를 따라 하려다 '동네극장'이 되어 버린 신촌의 '녹색극장'과 '그랜드시네마' 그리고 화정의 '시네피아'가 있으며 생긴지 얼마 안돼 기대를 모았지만 들어가보고 경악을 금하지 못한 '시네유'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위치대비 경악비 최고는 단연 명동에 위치한 '캣츠21'이 아닐까 한다. 땅값 비싸고 유동인구 많은 곳에 그런 영화관이 있다는 사실은 진정 경악의 정도를 넘어서 절망을 느끼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캣츠21'은 관내에 보이는 각종 배관들과 화면비는 전혀 준수하지 않고 옆관 윗관 아랫관의 모든 소리가 한번에 들리는 놀라운 영화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곳과 반대되게 각각의 특성과 장점이 여실히 증명이 되는 영화관이 몇 있으니 그 영화관을 이제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시네마스코프 영상을 거의 손실없이 완벽히 볼 수 있는 영화관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영상을 따진다면 메가박스 코엑스점, 종로의 피카디리, CGV 야탑, 대구 Cimama M 등과 같은 영화관이 일 순위로 떠오르게 되며, 박력있는 헐리웃 경향의 사운드를 원한다면 부천의 매드나인과 진주의 진주 MBCine8을, 해상력이 높은 독특한 소리를 원한다면 파주의 Cinus Eche AT9을 추천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글의 주제와도 같은 디지털 시네마라는 것에 국한시킨다면 그 일등공신은 아무래도 두개의 영화관이 될것이다. 하나는 '메가박스'요 또 다른 하나는 'CGV'이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과연 수도권 이외의 곳에서는 언제 디지털 시네마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답은 "올해가 될 것이다"이다. 비록 그 지방이 대도시인 부산이긴 하지만 이제 디지털 시네마의 시대가 전국적으로 발을 뻗히는 그 시작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조만간 우리는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일반 극영화를 볼 날을 맞이할 것이며 초대형 24미터짜리 영화를 강원도에서 볼 날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영화관을 좋아하는 모든 분들과 영화를 좋아하는 모든 분들. 너무 이른 실망은 하지 말고 차후의 벌어질 영화관의 질적 경쟁에 관심을 기울여 보시기 바란다.

by 100명 2005. 6. 11. 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