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 나와라"...소니, 디지털 시네마 시장 진출
[아이뉴스24 2004-06-04 19:14]
소니가 2년 동안 준비해 온 극장용 디지털 프로젝션 시스템을 선보이고 본격적인 디지털 시네마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소니는 디지털 시네마 분야 1위 업체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와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디지털 시네마 시장은 아직까지 TI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TI의 디지털 시네마 시스템인 'DLP 프로젝터'가 설치된 곳은 북아메리카 지역에 95곳, 전세계적으로는 220곳이다.

◆ '화질과 가격에서 TI보다 앞선다' 자신

지난 3일, 헐리우드에서 열린 프리젠테이션에서 소니는 기자들과 영화 관계자들에게 자사 4K칩을 이용한 디지털 프로젝션 시스템을 선보였다. 경쟁사인 TI는 2K칩을 이용해 DLP프로젝터 시스템을 생산한다.

소니는 프리젠테이션에서 "4K칩을 사용해 DLP프로젝터보다 훨씬 높은 해상도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기술비교를 위해 소니는 프리젠테이션 중간에 2K칩을 사용한 DLP프로젝터 시스템과 화질을 대조해 보여줬다. 그러나 로이터는 4K 시스템과 2K 시스템간의 화질이 '차이는 나지만 일반 영화관객들이 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제품 가격도 대폭 낮췄다. 소니의 콘텐츠 크리에이션 책임자 톰 미키에틴에 따르면 소규모 극장용 프로젝터는 6만 달러, 대규모 극장용 프로젝터는 8만 달러로 책정됐다. 이는 헐리우드 관계자들이 예상한 가격인 10만 달러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소니가 앞선 기술과 가격 경쟁력으로 디지털 시네마 시장 장악에 나선 셈이다.

◆기술표준 결정에 분수령 될 것

지난 2002년 월트 디즈니와 20세기 폭스 등 7개 헐리우드 주요 영화사는 디지털 영화 기술표준을 만들기 위한 단체로 디지털 시네마 이니셔티브(DCI)를 만들었다. DCI 회장 척 골드워터는 이번 가을에 기술표준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지난 3월 말한 바 있다.

TI 관계자 더그 대로우 역시 "올해 말 쯤이면 시스템 배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생각보다 그 시점이 빨리 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소니의 이번 제품 공개는 DCI가 디지털 프로젝션 시스템의 기술표준과 사업 모델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소니는 제품의 외부 공개를 서두르느라 프로젝터 정식 명칭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

물론 DLP프로젝터 진영이 소니의 역공을 바라보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로우는 자신있게 "DLP프로젝터의 화질이 이미 필름보다 훨씬 좋다. 화질이 더 좋아진대도 별 차이 없을 것"이라면서 "먼저 시장에 진입했다는 안정성이 DLP 프로젝터의 강점"이라고 반박했다.

◆ 선명한 화질에 배급비용도 낮춘다

영화관객 입장에서는 좋은 화질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디지털 프로젝션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영화 '슈렉 2'나 '투모로우' 같은 컴퓨터 그래픽이 많이 들어간 영화를 볼 때 디지털 프로젝터는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영화 산업 종사자 입장에서는 필름을 일일이 복사해 배급하는 대신 위성, 인터넷, DVD 디스크 등에 디지털 파일을 담아 전송하면 되므로 배급 비용을 수백만 달러나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골드워터는 "이번 소니의 디지털 프로젝터 시스템 발표는 업체간 경쟁을 통해 디지털 시네마 관련 시장이 점점 발전할 것을 말해주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의 경우, DLP 상영관은 서울 상암동 CGV, 삼성동 메가박스, 신촌 아트레온, 일산 롯데 라페스타 시네마 등 네 군데에 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by 100명 2005. 6. 10. 2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