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이여 안녕! 미래의 영화관이 열린다 | 영화산업2004/11/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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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2.0 2004-02-06]


디지털은 필름을 완전히 대체할 것인가? 디지털 배급을 통한 네트워크의 확대와 DLP 시네마 기술의 도입으로, 올해는 디지털 시네마로의 대전환의 해가 될 것이다. 미래의 영화관을 들여다본다.

디지털 시네마를 통한 '영화 지구촌'이 멀지 않았다. 저명한 미래학자 스탠 데이비스는 자신의 저서 <미래의 지배>를 통해 '접속 경제'라는 개념을 설파한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확산으로 탄생한 접속 경제가 속도, 접속, 무형의 가치라는 세 가지 특징을 통해 경제의 근본 원리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속도(speed)는 모든 상거래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면서 고객과 기업 간의 시간적, 공간적 경계가 없어진 상태를 의미한다. 접속(connectivity)이란 인터넷의 발달로 고객과 기업이 상호 밀접하게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의미하고, 무형의 가치(intangible value)란 모든 산업이 소프트화되면서 서비스, 정보, 브랜드, 감정 등 무형적인 가치가 경제에서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 산업도 마찬가지다. 접속 경제를 통한 경계의 와해, 즉 스탠 데이비스가 말한 '블러(blur)'의 상태가 진정한 의미의 영화 지구촌을 만들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전망이 가능한 것은 기존의 영화 개념을 흔드는 디지털 기술의 맹공 때문이다. 미래의 영화가 배급과 상영을 아우르는 디지털 시네마로 가게 될 거라는 막연한 대전제는 최근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과거 1927년 토키 영화의 발명과 맞먹는 디지털 시네마 기술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개화할 전망인 것이다.

디지털 시네마가 몰려온다

디지털 시네마의 가능성은 일찌감치 거론됐다. 필름 손상과 탈색으로부터 작품을 보호하고자 안정된 고화질 영화를 꿈꾼 것이 그 시초였다. 1977년 조지 루카스는 탈색의 불가피성 때문에 <스타워즈>를 아예 탈색된 색감을 기준으로 촬영했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도 컬러 영화의 빠른 탈색을 우려해 <분노의 주먹>을 흑백으로 찍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1982년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소니와 손잡고 <원 프롬 더 하트>를 통해 영화 전체를 비디오로 작업하는 고화질 영화를 모색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후 구로사와 아키라의 <꿈>(1990), 빔 벤더스의 <세상 끝까지>(1991) 또한 비슷한 길을 걸었다.

시간이 흘러 다시 디지털 시네마의 길을 열어준 것은 역시 조지 루카스였다. 디지털 기기 전문 제조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이하 'TI')와 휴즈-JVC가 설립한 시네콤(Cinecomm)의 축적된 기술, 그리고 차세대 영화 기술을 선점하려는 루카스의 원대한 꿈이 그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된 영화가 바로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협>(1999, 이하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이다. 이 영화는 DLP(박스 '용어 설명' 참조)라 불리는 디지털 시네마 제작 방식을 통해 필름 대신 디지털 데이터로 제작되고, 위성 등의 유통망을 통해 배급된 뒤 DLP 프로젝터라 불리는 디지털 영사기로 상영되는, 이른바 최초의 DLP 시네마가 되었다. 당시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은 TI의 서버 저장 방식과 시네콤의 위성 중계 방식으로 각각 2개 극장씩 시험 상영에 들어갔다. 그리고 색 표현도나 콘트라스트 비에서 필름 이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고비용 문제, 상영관 문제로 인해 현실 가능성은 멀어 보였다.

2004년 현재, 여전히 필름 영화관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현 시점에서 고성능 디지털 영화관으로 전환한 극장 수는 전세계에 160여 곳 정도다. 전세계 개봉 영화관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계속적인 장비 개발과 연구, 보급을 통해 최근 희망적인 통계와 결과들이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 예컨대 <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2002, 이하 <스타워즈 에피소드 2>)의 경우, 미국에서 필름 영사기로 상영된 극장과 DLP 프로젝터로 상영된 극장의 매표 수익을 비교한 결과 DLP 프로젝터로 상영된 극장의 티켓 판매량이 3배 이상 많았다. 현재 DLP가 가장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중국의 경우에도 <스타워즈 에피소드 2>의 DLP 극장 티켓 판매량은 필름 극장에 비해 약 7배가 많았다. 현재 DLP 상영 중인 <라스트 사무라이> 역시 큰 차이를 보이며 앞서가고 있다.

여기서 가장 직접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바로 화질이다. HD 영상 전문 업체인 HD BANC의 구재모 촬영감독은 지난 몇 달간 미국에 머무르며 개봉 영화들을 각기 다른 버전으로 관람했다. "DLP 화질이 필름보다 좋았다. 그건 개인적이라기보다 객관적인 견해"라고 잘라 말한다. 그것은 디지털 시네마가 지닌 속성으로부터도 유래한다. 필름은 계속 닳는 물질이다. 스크래치나 떨림도 더해져, 첫 번째 상영에서 보는 화질과 2주 후에 보게 되는 화질은 몇백만 화소의 차이가 날 정도다. 하지만 디지털은 화질 열화가 없다. 당연하게도 그는 "디지털 시네마의 가장 큰 모토는 디렉터스 프린트, 즉 최초의 프린트가 관객한테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이라 말한다. 관객은 감독이 오케이한 색 보정본 그대로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 감독이나 제작자로 하여금 디지털 시네마의 제작 또한 부추길 것이다.

상영이 아닌 배급의 측면에서도 디지털 시네마는 핫 이슈다. 비용 측면에서 디지털 배급은 극장들의 궁극적인 귀결점이 될 것이다. 자본주의가 생산을 통해 잉여 가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유통 과정을 통해 잉여 가치를 만드는 거라면, 산업화된 극장의 경우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가 다품종 소량 생산이라면 그건 멀티플렉스를 통한 방법이다. 두 번째는 늘어나는 배급과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인 관리 측면에서 디지털 배급과 상영의 첨예한 대두다. 멀티플렉스화가 진행되면서 한국도 스크린 수가 물경 1,200개를 넘어섰다. 프린트 한 벌 뜨는 비용이 200만 원 안팎이라고 한다면 300개 스크린에서 개봉했을 때 프린트 제작 비용만 6억 원이다. 하지만 필름이 아닌 파일 전송을 통한 디지털 배급이 이루어질 경우 6억 원이 절감된다는 얘기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디지털 시네마로 이행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구나 현재 미국에서는 환경단체에 의해 필름 생산을 공해산업으로 간주, 금지 입법화 작업이 진행중이다. 그것은 결과에 따라 전세계 영화 제작시스템에 지각변동을 몰고올 것이다.

이제 한국도 DLP 시대

국내에서 DLP 시네마는 2000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빔 벤더스 감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던 디지털 영화 세미나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빔 벤더스와 페돈 파파마이클 촬영감독이 함께 작업한 U2의 뮤직 비디오가 바코사의 디지털 프로젝터로 상영됐고, 많은 이들은 필름 이상의 화질에 감탄했다. 현재는 최근 신촌에 위치한 아트레온극장이 지난 1월 15일부터 <브라더 베어>를 디지털 상영하며 본격적인 길을 열었다. 2000년에 서울극장에서 바코사가 제작한 DLP 프로젝터로 <다이너소어>를 디지털 상영한 적이 있지만, 실질적인 의미에서 국내 디지털 상영관은 아트레온이 처음이라 봐도 무방하다. 기본적으로 할리우드 7개 메이저 스튜디오는 모든 영화들을 디지털로 마스터링해 극장들이 원하면 언제든 제공하지만, 지금껏 국내에서는 상영할 곳이 마땅찮았던 것이 사실이다.

아트레온은 1관과 3관에 일본 NEC뷰테크놀로지의 DLP 프로젝터인 DPC10i를 설치했고, 서버는 미국 AVICA사의 제품이다. 이는 가장 발전된 형태의 극장용 디지털 영사기 중 하나다. NEC의 제품을 택한 것에 대해 아트레온의 기술 고문 강길선 씨는 "일본은 가까워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의와 수리가 쉽다"고 말한다. 아트레온에 DLP 프로젝터 설치와 관련해 방한한 NEC의 세일즈 매니저 이토 토시나리 씨는 "바코, 크리스티, NEC 모두 어떤 제품을 쓰더라도 똑같은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DLP 프로젝터 기술의 대전제"라고 말한 뒤, NEC의 제품이 타사에 비해 램프 전력 손실이 적다고 덧붙인다. 현재 NEC의 DLP 프로젝터는 세계적으로 200여 대가량 팔렸다. DLP 프로젝터의 도입과 더불어 생기는 궁금증은 기존의 국내 영사 기사들이 새로운 장비에 적응하느냐의 문제다. 이에 대해 강길선 씨는 "인력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작동법을 익히는 건 쉽다. 그리고 올해 영사 기사 면허 시험부터 디지털 영사 과목이 생긴다"고 말한다. 보급이 중요하지 영사 기사 재교육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추세와 비교한다면 아직 우리나라의 디지털 상영관은 걸음마 단계다. 미국은 현재 38개 극장에 DLP 시스템 설치를 완료했고, 최근 디즈니사는 앞으로 2,3년 내에 모든 필름 배급을 중단하고, 디지털 방식으로만 영화를 제작, 배급, 상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가까운 중국의 경우도 이미 디지털 상영관이 지난해까지 100개관이 넘었고, 인도의 경우 최대의 영화 후반작업 업체인 애드랩스필름이 싱가포르의 GDC와 제휴, 올해 4월까지 인도 전역 400여 개 극장의 영사 시설을 디지털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영국은 우리나라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라 할 수 있는 UK필름카운슬에서 2004년까지 250여 개관에 DLP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도 고성능 디지털 프로젝터가 전면적으로 출시되는 올해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 같다고 전망한다. 디지털 방송·시네마 전문 업체인 베스코에스아이의 김영배 대표는 "국내 디지털 시네마 장비 시장 규모가 최소 3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디지털 시네마의 전면적인 보급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초기 설비 비용 문제다. 미국의 경우 배급사와 극장이 엄격하게 분리돼 있어 양쪽이 서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국내는 그와 달리 CJ엔터테인먼트 등 메이저 배급사들이 제작과 투자를 겸하기도 하고, 자체 극장 라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구재모 촬영감독 역시 "우리 시장 구조는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기에 너무 쉬운 조건이다. 기존 극장 체인들도 서둘러 디지털 상영관으로의 탈바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다. 실제 그 움직임은 어떨까? 먼저 메가박스는 DLP 도입을 시작해서 2월 초부터 디지털 상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CGV의 경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당초 관망하던 분위기에서 최근 구체적인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역시 한두 달 내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일 태세다.

흰 바탕 위에서도 자막이 보인다

국내 영화관의 미래와 관련해 DLP 시네마에 대한 진전만 논의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시네마로 이행하는 과정의 거대한 과도기에서, 아날로그 필름을 토대로 하는 또 다른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그건 바로 자막이다. 이제 형형색색 또렷하게 자막을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기존 동판 작업을 통해 새겨진 흰 글씨의 필름 자막은 밝은 배경의 화면에서는 도무지 읽을 수 없거나, 작업 후에는 수정이 불가능해 오자를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서브타이틀닷컴(www.digitalsubtitle.com)'은 컴퓨터 그래픽에 의한 선명한 자막을 영화 필름에 입혀진 타임 코드와 자동으로 싱크(sync)해 투사하는 새로운 방식의 디지털 자막을 선보였다. 작년 11월 25일 시연회를 가졌던 디지털서브타이틀닷컴은 미국 돌비사가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디지털 자막 시스템 '돌비 스크린토크(Dolby ScreenTalk)' 를 돌비사의 보증을 거쳐 한국화했다. 디지털서브타이틀닷컴의 유진희 대표는 "영화 수입사에 있던 당시 이미 자막 작업까지 끝내 놓고도 버리는 프린트가 많았다. 개봉관을 얼마나 잡을지 모르니 일단 자막 작업을 해두는데, 보통 10% 정도는 그냥 버리는 거다. 그때 디지털 자막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이 방식은 다양한 글꼴, 크기, 색채의 자막을 가로와 세로로 선택해 영사할 수 있으며 번역 대본 접수로부터 24시간 내에 자막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자막에서는 불가능했던 오탈자 및 번역 실수를 손쉽게 수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돌비 자막기, Linux 서버, 디지털 프로젝터로 구성된 세트의 월 사용료는 40만 원 수준이다. 현재 영국, 호주, 일본 등에 보급됐으며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특허 만기가 끝나는 올해 5월경 본격적인 론칭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말했듯 돌비 스크린토크는 기존의 아날로그 필름 영사를 이용하는 방식이기에, 본격적인 디지털 시네마 시대의 도래를 조금 멀리 잡고 있는 경우다. 유진희 대표는 "아직까지 DLP 시네마는 만 불을 줄이려고 이십만 불을 쓰는 경우"라고 잘라 말한다. 아직은 DLP의 진가를 발휘하기 위한 소프트웨어가 적은 상태이기에 "상업적으로 상용화되려면 10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라고 내다본다. DLP 시네마를 통해 역으로 제작의 활성화를 기대하는 견해와 정반대인 것이다. 대신 그는 기존 극장에서 영화가 상영되기 전, 필름 광고가 아닌 디지털 광고가 그 영역을 넓히는 데에는 동의한다.

최근 디지털 자막과 더불어, 기존의 필름 극장 광고가 아닌 디지털 극장 광고를 프로젝터로 영사하는 방식 또한 하나의 시스템으로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광고주는 필름 광고처럼 언제 어떤 영화가 개봉할지도 모른 채 무조건 광고하는 게 아니라, 필름과 별개이기에 자신의 광고를 원하는 영화 앞에 선택적으로 붙여 상영할 수 있게 된다. 이는 DLP보다 낮은 차원과 품질이기는 하지만 디지털 프로젝션의 조기 성공이라 부를 수 있다. 현재 5대륙의 8개 사업자가 이미 저비용의 네트워크 프로젝터 솔루션에 참여해 약 2,750개의 스크린이 영화 상영 전에 필름이 아닌 디지털 프로젝터로 광고를 상영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어쩌면 DLP 시네마보다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유진희 대표 역시 DLP 시네마가 장기적인 대세임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DLP 시네마가 혁명이라면 디지털 자막이나 광고는 진화"라고 말한다. 필름 시대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데에는 역시 같은 의견인 것이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센터로의 탈바꿈

현재 TI의 DLP 방식에 대항하기 위한 여타 그룹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JVC는 DLP 방식보다 2배 가까운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Image Light Amplifier' 방식의 프로젝터를 내년경 출시할 예정이고, 소니와 코닥사도 DLP를 대체할 차세대 디지털 영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 필름 영사기를 대체할 수 있는 시각상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는 측면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DLP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실정이다. 구재모 촬영감독도 영화 속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소위 '임장감(presence)'이라는 측면에서 "DLP가 필름보다 낫다"고 말한다. 할리우드의 메이저 7개 스튜디오 역시 유일하게 DLP 시네마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TI사를 인증했다. 중요한 것은 DLP 방식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시네마는 제작사건, 배급사건, 영화를 상영하는 주체인 극장들이건 간에 영화 산업 각 파트의 모든 주체들이 아무도 손해 보지 않고 윈-윈 게임을 벌일 수 있다는 점이다.

영화관의 변화는 단순히 극장에서 프린트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디지털 배급을 통해 현재의 배급망이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됨을 의미한다. 네트워크 방식의 디지털 배급망이 완성된다면, 극장주는 자신이 원하는 영화를 전화 한 통과 신용카드 번호만으로 배급받을 수 있고, 제작자 또한 별도의 누수 과정 없이 직접 배급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이로 인한 역기능도 있다. 영진위의 최남식 디지털 시각효과 팀장은 "위성을 사용한 디지털 배급을 통해 미국이 직접적으로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경우, 제2의 스크린쿼터 운동이 전제돼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다. 결국 동영상 디지털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영화 배급상의 헤게모니를 넘어서는 커다란 문화 경제적 함의를 갖는다.

이런 거시적인 논점과 관련,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이승무 교수는 "근본적으로 극장이 단순히 영화만을 보는 곳이 아닌 하이엔드 동영상 엔터테인먼트 센터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또 다른 견해를 밝힌다. 쌍방향 네트워크가 확보되면 전혀 새로운 형태의 오락과 정보가 극장을 통해서 배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 한 해 우리 역시 디지털 배급과 상영을 통한 전혀 다른 패러다임의 물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미 그것은 시작되었다.

디지털 시네마 용어 설명

DLP

DLP란 'Digital Light Processing'의 약자로 현재 디지털 시네마 기술에서 공통으로 사용되고 있는 핵심 원천 기술이다. 미국의 TI(Texas Instruments)사가 개발한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 광반도체 칩을 토대로 만든 광학 스위치로, 최대 131만 개의 미세 거울을 움직여 투과된 빛을 확산 증폭, 고화질의 완전 컬러 영상을 만드는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이러한 DLP 시스템을 본격적인 영화 상영 전문 시스템으로 개발한 것을 DLP 시네마라고 부른다. 현재 극장용 DLP 프로젝터는 바코(Barco), 크리스티(Christie), NEC 3개사가 생산하고 있는데, 모두 TI의 인증을 받아 DMD 기술을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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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용 DLP 프로젝터(디지털 영사기)

DLP 프로젝터는 조지 루카스가 제안하고 TI의 DLP 시네마 기술의 개발과 함께 가시화되었다. DLP 영사기는 기존의 LCD 영사기에서 주사선이 보이는 점을 크게 개선했고, 필름보다 화질과 색 표현력이 뛰어나다. DLP 프로젝션 기술은 세계 유일의 극장용 디지털 시네마 기술이며, 이를 사용해 제작된 프로젝터가 DLP 프로젝터다. 현재로서 가장 새롭고 완전한 디지털 방식의 프로젝터다. 장차 극장이 모두 디지털화된다면 프린트를 각 극장으로 배급할 필요 없이 중앙에서 위성으로 전세계 각 극장으로 데이터를 전송, 영사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AVICA 서버

영화를 디지털 방식으로 배급하고 상영하기 위한 전제 조건 중 하나는 영상물 소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된 데이터를 보관하고 전송할 수 있는 서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AVICA의 서버 시스템이다. AVICA는 서버를 이용한 디지털 배급과 상영을 위한 처리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만드는 회사이고, 서버는 DELL사의 시스템을 이용한다. 디지털 배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해킹을 당하지 않기 위한 보안 문제인데, AVICA는 압축된 데이터에 특수한 암호화 기술을 적용시켜 불법 복제 등에 대한 문제에 완벽을 기하고 있다. 이것은 디지털 시네마에 있어 핵심적인 사항이기도 하다.

접속! 모바일 무비 월드

미래의 관객이 도착한다. 늦어도 2010년이면 언제 어디서나 영화에 접속하는 '모바일 영화 시대'가 온다.

현장의 풍경이 바뀐다

미래의 영화 촬영장. 필름과 거의 비슷한 화질을 낼 수 있는 HD 카메라의 보급은 영화 현장에 변화를 몰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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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100명 2005. 6. 10. 2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