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샤프 "앞으로 삼성 중심"…빠르게 변신

 

샤프가 삼성전자로부터 자본 투자를 유치한 뒤 LCD 생산 라인업을 삼성전자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하고 있다. 세계 최대 LCD 패널 구매 업체인 삼성전자의 공급망 전략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됐다. 디스플레이 시장 지형은 예상보다 빠르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와 대형 TV용 LCD 패널에만 집중해 온 샤프는 최근 노트북과 모니터용 LCD 패널까지 생산해 삼성전자에 공급하기로 했다. 애플 아이패드 전용 LCD 패널 공장에서는 30인치대 TV용 LCD 패널도 생산, 삼성전자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모니터용 패널 생산이다. 샤프는 노트북PC나 30인치 TV용 패널은 소량이지만 일부 생산해왔다. 하지만 모니터용 LCD 패널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샤프는 오는 하반기부터 모니터용 LCD 패널을 생산, 하반기부터 생산량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노트북용 LCD 패널 공급량도 늘린다. 샤프는 과거 맥북용 패널을 생산한 적이 있으나 지난 2011년 하반기부터는 사실상 중단했다. 샤프는 삼성전자를 겨냥해 최근 노트북용 LCD 패널 생산을 재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패드(태블릿PC) 시장에 집중하면서 노트북용 LCD 패널 생산량을 줄인 데 따른 것이다.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샤프의 노트북용 LCD 패널 출하량은 1분기 3만대를 시작으로 오는 4분기면 18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TV용 LCD 패널 생산 라인업도 다양해졌다. 샤프는 TV용 LCD 패널 생산량 가운데 80%를 40~42인치와 60인치 이상 제품으로 생산했다. 하지만 최근 애플 아이패드 납품량이 급감하면서, 최근 삼성전자 32인치 TV용 패널 생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주로 대만 업체들로부터 공급받았던 32인치 LCD 패널을 샤프로 다변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세트 업체인 삼성전자의 LCD 패널 공급망에도 변화가 뚜렷해졌다. 샤프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삼성전자 공급량을 늘려 최근 자사 TV용 공급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도 샤프로부터 LCD 패널을 다량 공급받으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줄여가고 있다.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1년 4분기 TV용 패널 중 67.4%를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았지만, 올 상반기에는 그 비중이 50% 초반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샤프는 또한 스마트폰용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가 아닌 LCD 패널을 사용한 풀HD 스마트폰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샤프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샤프의 생산 체제가 삼성전자로 인해 바뀌고 있다”며 “과거 생산하지 않던 제품들까지 최근에는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4. 4.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