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음악·영상·교육 콘텐츠서 게임사업까지…가상재화 시장의 '큰 손'으로 변신 박차

김주성 KT미디어허브 대표가 콘텐츠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김주성 KT미디어허브 대표가 콘텐츠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앞으로 급속도로 성장할 가상재화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자와 유통자로서의 역할을 모두 하겠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달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가상재화(virtual goods)’는 디지털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등 광대역망을 통해 생산·유통·소비되는 비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하드웨어 위주의 통신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ICT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가상재화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는 등 가상재화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KT는 현재 음악, 영상, 게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음악 사업으로는 스마트폰 전용 음악 콘텐츠 앱 ‘지니’가 있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니는 5개월 만에 회원 100만명을 모집했다. 구글이 운영하는 앱 장터 구글플레이 인기 음악 앱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1월엔 해외용 서비스인 ‘지니 케이-팝’을 미국, 프랑스, 인도 등 45개국에서 선보였다.

영상 사업으로는 ‘올레TV나우’를 운영 중이다.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를 통해 실시간 채널 60개와 주문형비디오(VOD) 3만8000여편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2011년 4월 시작한 이 서비스의 현재 가입자 수는 250만명이다. KT 관계자는 “한 번 결제로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무제한 볼 수 있어 편리하다”고 소개했다.

지난달에는 게임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 유명 만화 ‘열혈강호’의 지식재산권을 사들여 연말까지 10종의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나우콤 엠게임 등 게임업체들과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지식재산권 투자는 KT, 게임 개발과 운영 총괄은 게임업체들이 각각 맡고, 매출은 저작권자, KT, 게임업체들이 공동 배분하는 구조다. KT는 개발한 게임을 올레마켓뿐 아니라 국내외 다양한 플랫폼에 제공할 예정이다.

교육 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9월 교육업체 KT이노에듀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KT이노에듀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 러닝 플랫폼’을 개발했다. 학습자가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를 이용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원하는 학습 내용을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KT이노에듀는 올해 1분기 KT&G, 풀무원, CJ그룹, 현대백화점그룹, 삼천리 등 10여개 기업에 이 플랫폼을 활용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KT는 또 중소 콘텐츠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1000억원 가운데 600억원은 투자펀드로, 400억원은 대출형 펀드로 운영한다. 투자펀드는 영화 드라마 등 영상에 300억원, 음악 150억원, 게임과 전자책 등 뉴미디어에 1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펀드 운영은 KT미디어허브가 담당한다. 펀드 운용은 미시간벤처캐피탈(영상) KT캐피탈(음악) 컴퍼니케이파트너스(뉴미디어) 등이 맡는다. 펀드 재원은 KT(500억원), 미시간벤처캐피탈 등 펀드 운용사(300억원)와 기업은행(200억원) 등에서 조달한다. KT는 “재능 있는 콘텐츠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성장하고 끼 있는 젊은이들이 아이디어만으로도 콘텐츠를 제작해 수출까지 할 수 있도록 동반성장 전략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y 100명 2013. 4. 16. 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