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회장이 강조하는 가상재화란?

이석채 KT회장은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3’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가상재화(Virtual Goods)는 통신업계의 미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수백조원의 가상재화 시장이 열리며, 통신업체의 미래는 가상재화를 유통하는 데 있다”며 가상재화 유통을 위한 글로벌 공동마켓을 구축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이처럼 이 회장이 거듭 강조한 가상재화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19일 저녁 인천 중구에서 열린 KT 워크숍에서 이성춘 KT 경제경영연구소 IT융합전략 상무는 가상재화를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같은 것이라고 간단히 정의했다. 가상재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디지털 재화며, 네트워크로 유통되며 스마트 단말기에서 소비된다는 특징이 있다. 또 국경·관세·수송비가 들지 않아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하는 데 제한이 없다.

이 상무는 “2010년 2월에 공개한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라는 곡이 글로벌 누적 조회 수가 8억건이 되는 데 1009일이 걸렸지만, 2012년 7월에 공개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132일밖에 걸리지 않았고 12월 22일에 10억건을 돌파했다”며 “이처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넓은 범위에서 소비(다운로드)되는 것이 가상재화”라고 설명했다.

그 역시 가상재화가 미래 통신업계의 먹을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업계는 게임, 비디오, 방송, 음악, 출판, 지식정보, 앱 등 가상재화 시장이 2012년 566억달러에서 2016년에는 1921억달러까지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재화는 오히려 통신사의 수익을 떨어뜨리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성질을 지녔다고 이 상무는 지적했다.

대표적인 가상재화로 꼽을 수 있는 카카오톡의 등장은 통신사의 수익감소로 이어졌다. 2010년 3월 첫선을 보인 카카오톡은 이동통신 3사의 문자메시지(SMS) 시장을 조금씩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2011년 5월 이통 3사의 일간 메시지 발송건수를 추월하고, 올해 1월 현재 하루 40억건을 기록했다. 반면 1월 현재 통신 3사의 일간 메시지 발송건수는 1억2800만건에 불과하다.

이 상무는 “카카오톡을 이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매한 가입자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통신사가 손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결국은 통신사업자들이 성장해야 할 시장을 카카오톡 같은 OTT(Over-The-Top) 사업자가 가져간 것이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4. 22.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