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하나?" 中 쓰촨성 대지진 현장서 각계각층 '연출쇼' 눈살

[스포츠서울닷컴ㅣ유재영 인턴기자] 지난 20일 중국 쓰촨성 일대를 뒤흔든 규모 7.0의 대지진으로 중국 대륙이 비탄에 잠긴 가운데 지진 현장에서 온갖 '쇼'가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먼저 야안티비의 여성 앵커 천잉의 '웨딩드레스 쇼'다. 천잉은 20일 쓰촨성에 강진이 발생하자 자신의 결혼식을 준비하다가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지진 현장에서 뉴스를 전달하는 프로정신을 보였다. 하지만 22일 중국 매체 남방도시보가 천잉이 지진 당일 오전, 여진이 잇따르는 위험한 상황에서 예식장 직원들의 안전을 무시하고 결혼식을 강행했으며 알려진 것과 달리 현장 보도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선 것은 결혼식을 다 마친 후였다고 보도해 모든 것이 연출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 쓰촨성 대지진 현장에서 앵커 천잉(위), 리커창 총리(왼쪽 아래), 사업가 천광뱌오(오른쪽 아래)가 연출로 보이는 행동을 보여 논란이다./방송화면 캡처, 웨이보 캡처

다음은 리커창 총리의 '정치 쇼'다. 리 총리는 지진 발생 후 베이징에서 전용기를 타고 쓰촨성으로 향해 구호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중국 중앙티비를 비롯한 관영 언론은 강행군에 나선 리 총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면서 서민 총리로 데뷔했던 그를 본격적으로 띄우기에 나섰다. 특히 리 총리가 텐트에서 밤새 구호 작업을 지휘한 후 초췌한 모습의 리 총리를 인터뷰하면서 죽과 짠지뿐인 아침 식사를 집중 조명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물자가 부족한 지진 피해 지역에서 죽과 짠지를 먹지 고기를 구워먹겠느냐"며 '정치 쇼'라고 비꼬았다.

마지막으로 중국 괴짜 억만장자 천광뱌오의 '보여주기 쇼'다. 천광뱌오는 중국에서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현금을 일일이 나눠주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감격해하는 모습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천광뱌오는 이번에도 현금 뭉치와 방한 옷을 챙겨 들고 지진 현장에 나타나 이재민들에게 방한 옷을 나눠주고 현금을 뿌려 '최고의 자선가'로서의 모습을 연출했다. 천광뱌오의 이런 행위를 많은 중국 사람들은 자기 홍보를 목적으로 한 연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by 100명 2013. 4. 23.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