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사, POOQ서비스 기본탑재… 통신사 등 “VOD사업 생존위협”
삼성전자, LG전자가 스마트TV 판매 촉진을 위해 스마트TV 플랫폼 사업강화하는 과정에서 통신회사들이 서비스하는 인터넷TV(IPTV)와 유사한 행태의 서비스를 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등은 스마트TV 생태계(에코시스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준에 그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KT 등 유료 방송회사들은 삼성전자 등의 스마트TV 사업이 자신들의 주문형비디오(VOD) 사업을 위협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유료 방송사들은 삼성전자 등이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TV 사업은 법적 테두리 밖에서 시행되고 있다며 규제 형평성과 네트워크 중립성 혹은 이용 대가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3월부터 자사 스마트TV 제품에 지상파 방송사들의 n스크린 서비스 ‘푹(POOQ)’을 기본 탑재했다. 푹은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들이 힘을 합쳐 만든 n스크린 서비스로 지상파 방송 4사의 실시간 방송과 지상파 방송과 지상파 방송 계열 프로그램 제공회사(PP) 등 30여 개 채널의 VOD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태블릿PC, PC, TV 등 기기에 상관없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n스크린 서비스라고 한다. LG전자 스마트TV에 실린 푹 서비스를 실행해 5900원짜리 월정액 자동결제를 신청하면 따로 유료 방송에 가입하지 않고도 전체 푹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TV는 다른 조건은 같지만 푹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문제는 사용자 입장에서 봤을 때 삼성전자 등의 스마트TV를 통한 푹 서비스와 통신사들의 IPTV 혹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디지털 케이블TV의 차이점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채널수나 VOD 콘텐츠 규모면에선 비교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서비스 형태라든지 방송 분야의 킬러앱(등장하자마자 경쟁상품을 몰아내고 시장을 완전히 재편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지상파 방송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선 아주 형편없지는 않다.
 

더욱이 삼성전자 등은 지상파 방송들과의 수익 배분을 통해 플랫폼 유지비용을 벌고 있다. 통상 모바일 기기 분야에서 미국 애플이나 구글은 애플리케이션 제공회사와 3대7 정도로 수익을 배분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의 배분 비율은 업계 평균적인 배분 비율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앱 개발 비용, 플랫폼 유지 비용 등에 쓸 정도에 국한하고 있다”며 “스마트TV를 많이 파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스마트TV 분야의 플랫폼 사업자인 이들과 모바일 기기 분야의 플랫폼 사업자인 애플·구글 등과의 차이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사업자법, SO와 위성방송은 방송법 등에 의해 규제를 받는데 TV 제조회사들의 유사 VOD 사업에 적용되는 법이 없으며 이는 이들이 규제 차익을 얻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더욱이 네트워크 이용대가(중립성) 문제가 또다시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4. 30. 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