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속 '할리우드 영화는 승승장구'…한국영화는 어찌하라고

할리우드영화에 고전하는 한국영화에 영화팬들의 관심 이어져야


[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기자] "할리우드영화에 고전하는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이번 주말은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 영화관을 완전 장악합니다. 우리 영화는 어찌해야 하나요. 도와주세요."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사진 왼쪽)와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이번 주말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 영화제작자의 눈물 어린 호소다.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수입 결정에 온 국민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 영화는 한국 영화시장에서 활짝 웃고 있다.

엄청난 자본을 무기로 한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 영화계에서 크게 환대 받으며 상당수 한국 영화관을 싹쓸이하고 있는 것.

할리우드 영화들의 협공속에 선전하고 있는 국산영화 '흑심모녀

CGV 메가박스 등 국내 주요 영화관들의 주말 영화편성표를 보면 '쿵푸팬더' '인크레더블 헐크' '인디아니존스4' 등 할리우드산 영화들이 시간대마다 줄줄이 걸려있다. 이는 유통 자체를 미국산 영화들에게 내놓는 꼴이 된다.

이는 미국산 수입고기를 저지하기위해 광화문에서 밤샘 촛불시위를 하는 대중들과는 크게 상반된 모습이어서 일반 시민들의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든다.

물론 먹거리문화와 대중문화는 다르다고 강변할 수 있지만 사회분위기와는 너무나 상반된 결정이어서 의식있는 국내 영화인들을 당혹하게 만들고 있는 것.

한 영화인은 "이번 주말 예매율을 보면 국내 영화는 4위 혹은 5위에 랭크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영화관들이 할리우드 영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 또한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영화인은 "영화팬들 또한 할리우드에 결코 뒤지지않는 국산 영화에 대해서는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며 "엄청난 자본으로 국내영화시장을 장악한 할리우드와 자본의 논리에 춤을 추는 국내 영화관 모두 국내 영화를 어렵게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by 100명 2008. 6. 12. 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