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침략전쟁 부인’ 망언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일본 도쿄(東京)도의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지사가 이슬람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조사 가능성까지 나오는 등 파장이 거세다.

도쿄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온 일본은 최대 장애를 만나게 됐다.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경쟁은 도쿄와 이슬람 국가인 터키의 이스탄불이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26일 보도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나왔다. 이노세 지사는 도쿄와 경쟁도시들을 비교하면서 “이슬람 국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알라신뿐”이라며 “(이슬람 국가들은) 서로 싸움만 하고 있고, 계급도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노세 지사는 또 “청소년 인구 비율이 높은 이스탄불이 유리하지 않으냐”는 기자의 지적에 “터키 사람들이 장수하고 싶다면 일본과 같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젊은 사람은 많을지 모르지만, 빨리 죽는다면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IOC 행동강령 14조에는 올림픽 유치에 나선 도시는 경쟁도시와 비교하거나 상대방의 유치운동을 언급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30일 올림픽전문지 인사이드게임즈는 “IOC가 진위 확인을 위해 도쿄올림픽 유치위원회 측에 해명요구서를 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NYT 등 서구언론은 “이노세 지사의 발언이 도쿄의 후보도시 자격 상실을 가져오진 않겠지만 IOC 측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 정부도 “이노세 지사의 발언은 공정하지 않으며,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반발했다.

수아트 킬리치 터키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부당한 일이 발생해 슬프다”며 “그러나 올림픽 정신을 사랑하는 우리는 타인을 비방하지 않고 일본을 비롯한 모두를 사랑한다”고 점잖게 비판했다.

by 100명 2013. 4. 30. 1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