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침체 속에 그나마 타격을 덜 받았던 극장가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코팅지로 된 표를 영수증 형태로 바꾸는 등 극장가는 사소한 것부터 비용절감에 나섰다.

최근 용산 등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GV의 일부 지점은 코팅지 대신 얇은 영수증 형태의 표를 발권해주고 있다. 관람한 영화의 표를 수집하는 일부 관객들에게는 무척 아쉬운 소식. 빳빳한 코팅지 형태의 표는 9원이 들어가지만 영수증 발급 비용은 1.5원에 불과하다.

CGV 측에 따르면 표 교체로 따른 비용절감 효과는 1년에 3억원이다. CGV 측은 “영화계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해주는 관객들이 많아 크게 불만을 제기하는 이는 없다. 단, 무인발권기를 이용하면 예전의 코팅지 형태로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영화 관람료는 극장에 절반이 돌아가고, 나머지 절반은 제작사와 투자사가 나눠갖는 형태다. 한국영화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극장은 할리우드 영화 등도 모두 다 포함하기 때문에 충무로보다는 타격이 덜하다. 그러나 한국 개봉영화 기근에 시달리던 지난 4월 전국 총 관객수는 744만명으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극장가는 관객수가 비록 현상유지를 한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상승세에 비춰보면 지금은 원가를 절감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한국영화가 1000만 관객을 모으던 과거와 비교하면 극장도 위기는 위기인 셈.

이에 따라 극장 풍경도 변하고 있다. 무인발권기가 늘어나고 현장 스텝은 줄이는 추세다. CGV는 표를 사면 색연필로 상영시간과 관을 다시 확인해주는 것도 지난해부터 안하고 있다. 인력을 줄임에 따라 고객응대시간을 줄이고 있는 것. ‘극장 수익은 팝콘에서 나온다’는 말도 있듯, 매점의 메뉴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영화계 침체를 이겨내는 한 방법이다.

by 100명 2008. 6. 12.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