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경기부양책 힘입어 다우·닛케이 등 연일 최고 국내 증시만 디커플링 여전

전문가들 "일시적 현상" 불구 "제조업 의존도 지나치게 높아 소프트 산업 육성해야" 지적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이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경기부양, 해외증시 강세 등 호재가 잇따르지만 코스피 지수는 1,900선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저평가된 측면이 커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여전하지만 대규모 설비가 필요한 제조업 종목의 의존도가 높다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반등이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3,000 포인트 시대를 열 것이라고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 1월 3일 2,031.10을 찍은 후 4개월이 지나도록 전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전날 미국 다우지수가 세계 주요국의 경기부양 정책 등의 원인으로 사상 최고가(1만5,056.20)를 경신하고 일본 닛케이 지수도 4년11개월 만에 1만4,000을 넘어섰는데도 이날도 코스피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거듭하다 전 거래일보다 2.1포인트(0.11%) 오르는데 그친 1,956.45에 장을 마쳤다. 전세계 증시와 국내 증시의 온도 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원인으로 구조적 한계가 거론된다. 정유 화학 플랜트 자동차 등 코스피 시가총액의 4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장치산업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증시 상승을 위한 호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코스피는 최근 10년 동안 종목수(900개 내외)가 정체돼 있고 시가총액도 3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정인지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과도기의 진통으로 볼 수도 있으나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경제성장을 주도할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만한 기업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사실"이라며 "이젠 국내 경제도 장치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프트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코스피 시장을 이끌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증시와 동반 상승하지 못하는 디커플링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국내 증시는 여전히 투자할 매력을 잃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8배 정도 수준으로 선진국 시장(13.2배), 이머징 국가(10.1배)보다 낮다. 주가순자산비율(PBRㆍPBR이 1배일 경우 해당 기업의 시총이 기업장부가치와 같다는 의미)도 7일 현재 1.01배 수준으로 바닥인 상황이어서 PBR의 지지선인 1,900선 이하로 떨어지기 힘들며 결국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5년 이후 코스피 PBR가 1배를 밑돈 경우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와 유럽발 재정위기(2011년) 뿐으로 PBR 1배는 최저점을 의미하는 지지선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고, 신성호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세계경제가 회복되면 수출기업 실적 개선으로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투자가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2분기 이후 2,100~2,200을 돌파해 연말까지 2,500포인트까지 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by 100명 2013. 5. 9. 0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