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중국 외교관, 홍콩 TV에 비화 소개

(홍콩=연합뉴스) 황희경 특파원 = 중국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이 지난 1991년 중국에서 북한의 지도자 김일성과 비밀리에 회담했으며 당시 덩샤오핑은 김일성에게 동맹이 깨질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다고 중국 전직 외교관이 소개했다.

중국 외교학원 원장을 지낸 우젠민(吳建民)은 지난 8일 중화권 매체인 봉황TV에 출연해 1991년 10월5일 덩샤오핑이 베이징에서 만난 마지막 외빈이 김일성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시 회담이 김일성의 요구에 따라 이뤄졌으며 원래 10∼15분간 예정됐지만 결국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고 전했다.

우젠민은 회담에서 덩샤오핑이 북중 관계에 대해 '역사는 동맹이 결코 깨질 수 없는 것임을 확실하게 증명하지 않는다'면서 '확실한 것은 영토주권 존중, 상호 불가침, 상호 내정 불간섭, 호혜평등, 평화공존 5개 원칙일 뿐'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소개했다.

전통적 '혈맹'을 내세우던 북중 관계는 탈(脫)냉전 흐름 속에 중국이 1992년 한국과 수교한 이후 한동안 소원해졌다.

우젠민은 이어 "북한은 우리의 이웃이므로 대북 관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당연히 중국 외교에서 중요한 문제"라면서 덩샤오핑의 생각이 지침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옛 소련도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었지만 결국 무너졌다"면서 "평화발전과 공동이익이 세계의 흐름이고 이를 거스르는 자는 어려움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y 100명 2013. 5. 10. 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