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난 2010년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용으로 900㎒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았지만 혼선 문제로 사용할 수 없어 LTE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800㎒ 대역 주파수를 주력 네트워크로, 다른 대역 주파수(SK텔레콤 1.8㎓, LG유플러스 2.1㎓)를 보조 네트워크로 활용해 LTE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KT는 불가피하게 1.8㎓ 주파수 단독으로 LTE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KT는 이러한 사실을 정확히 알리지 못하고 지금까지 속앓이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당초 지난해 10월쯤 900㎒ 주파수부하분산기술(MC)을 구축할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지연중이다. MC란 서로 다른 주파수를 이용해 같은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KT는 2세대(2G) 종료 지연으로 경쟁사보다 5개월 늦게 LTE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4월 현재 가입자가 약 530만 명으로 추가 LTE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 2012년 하반기(LTE 가입자 약 400만 명 돌파 시점)부터 MC를 적용, 두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LTE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주파수집성기술(CA)을 활용, 획기적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KT는 900㎒ MC 지연으로 갈수록 통화품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앞으로 추가 가입자 모집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KT는 지난 2010년 주파수 할당 당시 5000억 원을 들여 글로벌 로밍 등을 염두에 두고 900㎒ 대역 주파수를 선택했다.

하지만 900㎒ 대역 주파수에는 하자가 있었다. 무선인식전자태그(RFID)를 활용한 주차장 개폐장치, 집에서 사용하는 고출력 무선전화기 등이 900㎒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어 KT가 900㎒ 대역 주파수를 활용해 LTE 서비스를 할 경우 곳곳에서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와 KT는 900㎒ 대역 주파수 청산(클리어링) 작업을 진행중이지만 워낙 개인 사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클리어링 작업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가 정부로부터 불량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았지만 정부와의 관계 때문에 현재까지 이를 숨겨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KT가 1.8㎓ 주파수 확보에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배경에는 광대역 LTE 서비스에 대한 수요뿐 아니라 조기에 추가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LTE 사업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5. 10. 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