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자청 기자회견을 통해 주미 한국 대사관 인턴 여성 ‘성추행’ 사실을 강력 부인했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귀국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에서는 관련 의혹 대부분을 시인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워싱턴에서 돌연 홀로 귀국한 뒤 민정수석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피해 인턴 여성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인턴 여성이 새벽에 자신의 숙소인 페어팩스호텔 방으로 올라왔을 때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고 시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는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열심히 살고 성공하라고 말한 게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또 옷차림에 대해서도 “속옷(차림)”이라고 강조했다.

성추행 여부를 판단할 핵심 근거인 신체접촉 부위와 접촉 양태, 또 성적 수치심 여부를 가릴 인턴을 만날 때의 옷차림 등이 공직기강팀 조사 내용대로라면 사실상 성추행 범죄로 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번 사태가 진실의혹 공방에서 ‘성추행 시인’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따라서 미국 경찰의 범죄인 인도 요청 등 관련 수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과 체포 동의 요구가 있다면 적극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전 대변인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박 대통령의 공식 행사가 끝나기 40분도 전에 이미 만찬장을 빠져나와 피해 여성과 호텔 바(bar)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주미 대사관은 이날 오후 7시20분~9시45분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이 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경찰 보고서에는 피해 여성이 오후 9시30분~10시에 윤 전 대변인과 호텔에서 함께 있었다고 돼 있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일요일인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기지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민에게 공식 사과했다. 허 실장은 또 윤 전 대변인의 직속상관인 이남기 홍보수석이 귀국길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할 때 “한 점 의혹 없이 사실관계를 파악하라”고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직접 유감 표명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by 100명 2013. 5. 13. 0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