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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 호황에 대비하자"
- 대한상의 '대내외 환경변화와 기업진로' 토론회
- 정구현 삼성硏 소장 등 "향후 2년 경기침체기..불황때 기회잡아라"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24일 대한상의가 주최한 '대내외 환경변화와 기업의 진로' 토론회에서 기업인·학자·연구원 등 토론자 모두가 입을 모아 "경기 불황기에 오히려 호황기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기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불황기를 이용해 어떤 기회를 잡을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정운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는 경기지표가 악화되며 총체적인 적신호가 나타는 시기"라며 "미국의 주택경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기침체가 1.5년~2년 정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소장은 그러나 "현재 경제위기는 1997년~1998년 경제위기와는 다르다"며 "당시에는 체력이 부실해 돈되는 것을 모두 가져다 파는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기업들 유동성 풍부하고 부채비율도 낮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이에 따라 "불황 이후의 호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황때 잘 준비해야 호황때 과실을 남보다 많이 따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 소장은 이를 위해 우선 자신의 기업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우선 고유가 등 불황기에 매출감소와 원가압박 어느 정도인지, 이런 원가압박을 판가에 전가할 위치에 있는가를 판단해야 한다"며 "이것이 기업의 유연성이며, 유연성에 대한 분석이 완료되면 이에 맞춰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유연성이 부족한 기업은 위기극복과 생존에 초점을 맞춰 원가절감과 인력조정, 기존사업 재구축 등을 해야 할 것"이라며 "반면 유연성이 있는 기업이라면 신규 수익창출과 성장기회 포착, 공격적인 M&A와 R&D투자, 마케팅 확대 등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정 소장은 이밖에도 "향후 한국 산업의 전략적 선택은 2+3전략"이라며 "2개의 전통적인 전략축인 IT와 전통제조업을 바탕으로 성장산업인 금융·바이오헬스·에너지자원을 통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확실성시대에 기업들은 근본적인 체질변화를 가속화해야 한다"며 "원가절감이나 한계사업 정리는 당연한 것이고 여력이 있다면 사업구조조정이 시도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와 관련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M&A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원천기술 확보, 시장확보 등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 기업들이 M&A를 잘하지만 성공확률은 30~40%에 불과하다"며 "실패의 주요인은 너무 비싸게 하거나 인수 후 통합과정에서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IMF 외환위기때 웅진코웨이가 판매전략 변화를 통해 크게 성장했거나 현대카드가 카드시장 침체기에 역발상으로 성장했다"며 "불확실성에 대응한 시나리오 경영을 통해 여러가지 옵션을 갖고 치고빠지기, 된다고 판단되는 사업에 투자늘리기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도원 보스턴컨설팅그룹 서울사무소 파트너는 "경기침체가 우려된 지난해부터 많은 CEO들의 전화가 있었다"며 "질문내용으로 보면 두 부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한 부류는 어떻게 하면 불황기를 방어할 수 있는가이며 다른 부류는 어떤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파트너는 "우리의 한 조사에 따르면 불황기에 한 산업에서 상위사 10개중 3개가 도태됐고, 도태된 3개중 위상을 회복한 곳은 10%에 불과했다"며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불황기를 잘 이용해 3개사가 상위권에 진입할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황기를 회사내 부를 창출하지 못하는 사업부문을 파악하는 기회롤 삼고, 건실한 기업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이와 함께 핵심고객을 파악하고 이들의 손해를 줄이는 노력에 힘써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이 상황이 회사 수익과 산업구조에 주는 리스크를 파악하고 ▲경쟁사 동향 파악에 힘써야 하며 ▲기초체력을 위해 수익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선순위를 정해 전략을 재조정해야 하고 ▲경기가 나쁠때는 좋을때를 대비하는 등 반대상황을 감안한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도 "IT버블이 인터넷 확산을 가져오고, 주택위기는 금융기관의 위기관리시스템을 제고시키는 등 위기는 또 다른 기회요인"이라며 "지금의 고유가 상황도 소비구조 변화 등을 가져올 것이어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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