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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프라이버시 침해해서 마케팅 효과 내나?”
최근 LG유플러스(대표 이상철) 고객센터와 한 고객과의 통화 내용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흘러나가 고객들에게 당혹감을 주고 있다.
네티즌들이 “재밌다”고 웃고 떠들면서 사방으로 퍼나른 덕에 LG유플러스는 톡톡한 광고 효과를 누렸지만,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한 고객은 큰 부담을 느낀 것이다.
특히 다른 여러 고객들도 “내 상담 녹취록도 언제든 새어나갈 수 있다는 것 아니냐”면서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얼마 전 SNS와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LG에 불났다고?”란 제목으로 LG유플러스의 고객 상담 녹취록이 떠돌아다녔다.
해당 내용은 귀가 어두운 한 할머니와 LG유플러스 상담원과의 대화로 할머니는 “LG유플러스입니다”란 말을 잘못 알아듣고, “LG에 불났다고?”라고 되물었다. 그 상담원이 “아뇨, 여기 LG유플러스이고요. 고객님이 전화거신 겁니다”고 설명해도 할머니는 잘 들리지 않는지 “LG에 불났어?”, “목욕탕에 불난 거야?” 등 동문서답만을 반복했다.
그래도 상담원은 인내심을 잃지 않았다. 남자인 그 상담원은 “아저씨에요? 아줌마에요?”라는 할머니의 엉뚱한 질문에도 “아저씨입니다”고 친절하게 답변했다.
네티즌들은 “재미있다”, “상담원이 끝까지 친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녹취록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면서 LG유플러스는 ‘친절하고 훈훈한 상담’이란 모토로 상당한 광고 효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고객들은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해당 녹취록에 나온 할머니가 몹시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물론 다른 LG유플러스 고객들도 “고객과의 통화를 이렇게 멋대로 녹음했다가 외부 유출해도 되는 거냐? 내 상담 내용도 유출되는 것 아니냐”며 낯을 찡그렸다.
법적으로 통신사와 고객의 상담 내용은 모두 녹취하게 돼 있지만, 법적 분쟁 등 특별한 이유 없이는 외부 유출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이렇게 SNS와 인터넷 등을 통해 통화 내용이 흘러나가는 것은 엄연한 프라이버시 침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직원 교육용으로 ‘우수 상담 사례’를 공유한 것인데, 직원 중 한 명이 이를 SNS에 올린 것 같다”며 당혹스러워했다.
“고객이 설령 말귀를 못 알아 듣더라도 이처럼 친절하게 끈기 있게 상담해야 한다”는 모범 사례로서 LG유플러스가 자사 직원들에게 해당 녹취록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직원용으로만 공유해야 했던 녹취록이 SNS와 인터넷으로 흘러나감에 따라 LG유플러스는 “관리 부실”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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