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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SK브로드밴드의 ‘B TV 모바일’, CJ헬로비전의 ‘티빙’,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

IPTV,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VOD(다시보기) 기능이 탑재된 단말기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N스크린(잠깐용어 참조)’ 시장이 커지고 있다.

N스크린이란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단말기를 통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감상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 시청자들은 더 이상 거실 TV 앞에서 방송이 시작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해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TV를 볼 수 있고 나중에라도 VOD로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N스크린을 이용해 방송 프로그램이나 동영상을 보는 이용자는 2011년 30%에서 지난해 53%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라이브의 시대’에서 ‘재생의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지상파, 케이블, 이동통신사 등 N스크린 업체들의 생존경쟁이 뜨겁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지상파 3사다. 실시간 시청률이 급격히 떨어져 광고 수입이 줄어든 때문이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TV 시청률은 2002년 37.4%에서 지난해 27.8%로 약 10%포인트 추락했다. 위기감을 느낀 지상파 3사는 지난해 7월부터 직접 N스크린 서비스 ‘푹(POOQ)’을 시작했다. 다른 N스크린 업체는 지상파 방송이 끝나고 일주일 뒤에야 VOD를 볼 수 있고 그 전에 보려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의 ‘직영점’ 격인 푹은 방송 직후 곧바로 VOD를 감상할 수 있다. 푹이 서비스 시작 1년여 만에 18만명의 유료회원을 모은 비결이다.

푹처럼 지상파 콘텐츠를 추가 요금 없이 바로 제공할 수 없는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의 전략은 ‘물량공세’다. 지상파 외 채널과 VOD를 더 많이 제공한다고 내세운다.

내년이면 흑자전환 시작될 듯 광고 수입보다 VOD 판매 노림수

국내에서 N스크린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CJ헬로비전이 운영하는 ‘티빙(Tving)’은 200여개 채널과 9만여편의 VOD를 제공한다. 푹에는 없는 tvN과 프로야구 중계채널 등을 무기로 무료회원 500만명을 모았다. 다만 유료회원은 20만명으로, 서비스 시작 3년 차임을 감안하면 그리 많지는 않다. 이에 대해 CJ헬로비전 관계자는 “티빙은 무료회원 기반으로 광고 비즈니스에 더 집중하고 있다. 매출의 50%가 광고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현대HCN이 운영하는 에브리온TV는 월 150만~300만원의 운영비만 내면 개인이 직접 채널을 만들어 방송할 수 있는 ‘오픈 채널’ 서비스를 도입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단, 지상파와 tvN 등 인기채널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게 약점이다. 이 외에도 티브로드, 씨앤엠 등은 자체 프로그램 대신 푹의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MOU(정식계약 체결에 앞서 맺는 양해각서)를 맺은 상태다.

이통 3사는 N스크린 시장의 떠오르는 강자다. 2200만 LTE 가입자를 기반으로 인터넷·스마트폰·인터넷전화·IPTV 등 다양한 플랫폼을 결합해 할인 판매하며 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꾸준히 늘려온 IPTV 가입자 수가 최근 700만명을 돌파했다. 모바일 IPTV 유료회원도 100만여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N스크린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해 내년쯤이면 대부분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내다본다.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유료로 구매하는 데 익숙해짐에 따라 무료회원 기반의 광고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유료회원 기반 VOD 판매 모델이 더 지속 가능하리라는 전망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월정액 서비스 유료회원이 꾸준히 늘고 있어 내년 초 SK브로드밴드를 시작으로 흑자전환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특히 스마트폰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이통 3사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깐용어 *N스크린
TV 프로그램, 영화, 음악 등의 콘텐츠를 TV, PC, 휴대폰, 게임기 등 다양한 기기를 이용해 감상하는 서비스.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 보급과 LTE 등 통신 기술의 발달, 대용량 동영상 전송과 재생 기술 발달로 최근 상용화되고
by 100명 2013. 6. 3. 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