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SO “지상파 ‘푹 지원’ 규제해야” vs 지상파 “경쟁사들의 언론 플레이”

통신사와 SO(유료방송사업자)들이 지상파 방송사들에게 '부당내부 거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지상파의 엔스크린(N Screen)인 푹이다. 

 
IPTV 서비스를 운영하는 통신사들과 케이블TV방송을 하는 SO들은 지상파 방송사에게 콘텐츠 구매를 하지만 엔스크린 시장에서는 경쟁관계에 있다. 
 
엔스크린은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단말기를 통해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다화면 방송 서비스다. 
 
MBC, SBS는 작년 40억원씩 출자해 푹을 만들었고, K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콘텐츠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반면 통신사, SO들도 엔스크린 서비스를 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의 티빙, KT의 올레티브이나우, SK플래닛 호핀 등이 대표적이다. 
 
   
▲ 지난 5월 1일부터 IPTV 지상파 VOD 요금이 월 1만 원에서 월 1만3000원으로 인상됐다.
 
논란이 생긴 건 삼성·LG전자의 스마트TV에 푹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되면서다. TV에서도 푹의 지상파 VOD(주문형 방송)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가격도 월 5900원밖에 안한다. 
 
반면 IPTV와 케이블TV에선 지상파 3사 VOD 월정액 상품이 각각 1만3000원, 1만5000원으로 두 배 이상이다. 
 
특히 IPTV를 운영하는 통신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케이블TV방송은 실시간 시청 위주지만, IPTV는 VOD 중심의 시청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사들의 요구로 지난달 1일부터 IPTV에서 지상파 VOD 월정액 상품이 1만원에서 1만3000원으로 인상됐다. 
 
통신사들은 푹에서는 5900원인데, IPTV에선 1만3000원이라며 지상파 방송사들이 자사 엔스크린 '밀어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킬러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계약에서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사실상 가격은 지상파가 요구하는 대로 책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상품에 이렇게 가격 차이를 두고 있는데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면서 "규제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지상파 방송사들이 만든 엔스크린(N Screen) '푹'은 월 5900원에 지상파 실시간 시청과 무제한 VOD 상품을 제공한다.
 
엔스크린 시장에서도 논란이 있다. CJ헬로비전의 티빙엔 지상파 3사 VOD 월정액 상품이 없다. 다만 무제한 VOD 월정액 상품은 KBS만 가능하고, 지상파·케이블·종편 방송 중 5~20편을 골라 볼 수 있는 '초이스 팩' 상품만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푹의 경쟁사 엔스크린에는 '지상파 3사 VOD 월정액' 상품을 제공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푹이 유리한 방향으로 콘텐츠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다만 SK플래닛의 호핀은 '지상파 3사 VOD' 상품을 월 8000원에 제공하고 있어 계약별로 상황은 조금씩 다르다. 
 
이런 비판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IPTV의 1만3000원 수익 중 상당부분은 통신사들이 가져간다"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가격 책정을 높게 해서 푹과 가격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오해"라고 말했다. 
 
"푹이 지상파 3사 VOD 월정액 상품을 5900원에 제공하는 것은 그만큼 수익을 적게 가져가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통신사들이 계약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서 '언론 플레이'로 '갑을 구도'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IPTV 서비스를 부가 서비스처럼 엮어서 결합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이 건을 공정위로 가져갔으면 좋겠다. 통신사들의 결합상품도 모두 '부당 내부거래'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제기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부당거래 혐의'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내용이든 조사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하는 절차는 인지사건, 신고사건이 있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언론을 통해서 제기하거나, 공정위에 직접 신고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6. 7.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