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순영 기자="한국은 영상콘텐츠 불법 다운로드에 특히 취약한 나라입니다. 불법 다운로드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용자들에게 '채찍' 대신 '당근'을 주는 것이죠."

한국 영상콘텐츠 시장 개척을 위해 서울을 찾은 스웨덴의 클라우드 기반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 업체인 보들러(Voddler)사의 마커스 백런드 회장은 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마커스 회장은 한국 영화계의 고질적 병폐인 불법 다운로드 문제에 대해 "불법 다운로드를 일삼는 '해적'들과 싸울 것이 아니라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주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상 콘텐츠를 불법으로 다운받을 것이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 친구나 이웃 간에 언제 어디서든 영상을 공유하고 시청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마커스 회장이 대안으로 제시한 보들러의 서비스는 사용자가 월 6달러의 가입비만 내면 자유롭게 영상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친구들과 영상을 무제한 공유할 수 있다.

그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처럼 누구든 친구 등록만 하면 그 사람의 영화 목록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꺼내 관람할 수 있다"면서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TV에서 나오는 영상을 친구들과 함께 보는 것은 합법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보들러사는 이같은 영상공유 서비스를 '라이브쉘프(liveshelf)'라고 이름 지었다. 보들러의 홈페이지는 선반에 카테고리별로 진열된 영상 콘텐츠를 마음대로 꺼내보거나 친구의 선반도 찾아볼 수 있도록 디자인돼 있다.

그는 특히 보들러 서비스의 가장 큰 강점으로 불법 다운로드 콘텐츠와는 차별화된 품질을 꼽았다.

마커스 회장은 "재미있는 사실은 예전 DVD를 보면 모두 돌비 5.1 사운드였다"며 "불법 다운로드되고 있는 영상 콘텐츠들은 더 빠른 공유를 위해 품질을 포기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들러는 시청자들이 가장 원하는 단 한 가지만을 제공한다"면서 "좋은 퀄리티의 영상과 음질, HD와 돌비 5.1 사운드를 빠르게 공유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커스 회장은 아시아 시장개척을 위한 전초기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그는 "한국은 어쩌면 유럽보다 기술적으로 앞선 환경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선 한국시장을 통해 아시아 영상콘텐츠 시장의 흐름을 파악한 뒤 인도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지역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y 100명 2013. 6. 7. 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