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홍재의기자][어른도 좋아하는 것 통제하면 반발감 생겨··· 문제의식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아이의 마음읽고 인정해줘야]

"스마트폰이 없을 때는 아이가 PC로 게임을 하니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했는데 이제는 수시로 아이가 게임을 하니 스마트폰을 괜히 사줬다는 생각이 든다"

모바일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언제든 휴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아이가 언제 어디서 게임을 하는지 더 이상 통제가 어려워졌다. 학부모들은 스마트폰을 빼앗아 보기도 하고 윽박질러보기도 하지만 좀처럼 아이는 바뀌지 않는다.





서울상문고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부모게임문화교실 강연을 하고 있는 강경림 청소년미디어중독예방센터 상담활동가

게임과의 전쟁을 선포한 학부모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게임을 통해 아이와 소통하고 아이를 이해하라고 주문한다.

CJ E & M 넷마블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부모게임문화교실 'ESC 프로젝트 학부모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강경림 청소년미디어중독예방센터 상담활동가는 "게임을 문제적인 시각에서 볼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인정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넷마블은 지난 2011년부터 올바른 게임 문화 정착을 위해 학부모게임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5회에 걸쳐 2532명이 수강했으며 올해는 70회 가량으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적극적으로 학교를 섭외해주고 있어 초기 초등학교 위주의 교육을 넘어서 초중고를 가리지 않고 확대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상문고등학교에서 진행된 교육에는 30여명의 학부모가 참가했다. 학교 행사라 참가한 학부모도 있었고 자녀가 실제 게임에 너무 빠져있어 걱정되는 마음으로 강연에 참석한 학부모도 있었다.

강사로 나선 강 상담활동가는 학부모들에게 종이를 나눠준 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5개씩 적어보라고 했다. 이후 옆에 있는 학부모와 종이를 바꿔 이중 중독으로 흐를 수 있는 것들을 골라보라고 했다. 커피, 책, 운동 등 다양한 답이 나왔다.

커피를 좋아한다는 학부모에게 잔소리를 했다. 옆에 있던 학부모가 "너 커피 좀 그만 마셔. 그러다 건강 해칠라"라고 말하자 커피를 좋아한다던 학부모가 "내가 그렇게 되건 말건"이라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강 상담활동가는 이같은 예를 직접 보여주며 아이들에게도 윽박지르듯 게임을 통제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아이들 뒤통수에 대고 잔소리를 하면 아이의 마음이 다칠 수 있다며 비언어적인 몸짓에서도 아이를 배려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가 게임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소통이나 대인관계 때문이 많다"며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에 관심을 갖고 게임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게임물등급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유해 게임이 아닌지 직접 확인도 해보라"고 권유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서초동의 최모 학부모(50)는 "고1 아이가 게임에 열중하면서 가끔 폭력적인 성향도 나오고 성적도 떨어져 걱정이 됐다"며 "아이와 소통을 늘리고 아이가 직접 계획을 세워 게임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지도방법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김모 학부모(45)는 "자녀가 3명이라 각각 초중고에 다니고 있는데 스마트폰으로 하루에 5~6시간도 게임을 한다"며 "엄마 입장으로만 얘기를 했었는데 아이를 이해하고 소통을 늘려야겠다"고 밝혔다.

게임문화에 대한 개별적인 교육을 대폭 늘려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은경 상문고 전문상담교사는 "스마트폰게임이 인기를 끌며 아이들도 스스로 제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의미 없는 전체 교육 보다는 반별 교육이나 학생들 개인에 맞는 맞춤식 교육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6. 9. 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