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팀 실험 통해 확인… 과학계 해묵은 논쟁거리 해결

뇌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바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의 요나스 프리센(Frisen) 박사팀은 지난 6일 국제 학술지 '셀(Cell)'에 발표한 논문에서 "핵실험으로 증가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뇌 신경세포를 분석한 결과 신경세포 나이가 제각각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람의 뇌에서는 출생 이후에도 계속 신경세포가 재생됐다는 뜻이다.

뇌 신경세포의 재생 여부는 과학계의 오랜 논쟁거리였다. 만일 재생하지 않는다면 타고난 머리로만 공부하는 셈이어서 지적 능력이 태생적으로 정해진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프리센 박사는 뇌 신경세포의 나이를 비교하는 데 유물 연대 측정에 쓰이는 방사성동위원소인 탄소 14(원자량 14)를 이용했다. 일반 탄소는 원자량이 12다. 탄소 14는 불안정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 유물에서 탄소 14 비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오래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963년 지상 핵실험 금지 조약이 발효되기 전까지는 대기에 탄소 14가 넘쳐났다. 사람들은 호흡으로, 때로는 음식으로 탄소 14를 흡입했다. 연구진은 당시 살았던 사람의 뇌에는 지금보다 탄소 14가 훨씬 많아 세포 간에 연대 비교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연구진은 1963년 이전에 생존했던 시체 55구에서 뇌 해마(海馬·hippocampus) 조직 일부를 떼어냈다. 해마는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이다. 분석 결과 같은 사람의 뇌 신경세포에서도 탄소 14 비율이 제각각이었다. 비율이 다르다는 건 신경세포 나이가 다르다는 의미. 탄소 14는 시간이 갈수록 줄기 때문에 세포에 탄소 14가 적으면 먼저 생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사람은 어른이 돼서도 하루에 신경세포가 700개 정도 늘어나며, 평생으로 따지면 전체 신경세포의 3분의 1이 정기적으로 재생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황재욱 순천향대 의대 정신과 교수는 "이번 연구로 사람의 뇌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의 신빙성이 높아졌다"면서도 "재생된 뇌 신경세포가 기존 세포만큼 뇌 기능의 주된 역할을 담당해 어른의 뇌 기능이 실질적으로 향상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6. 11. 0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