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야당·인터넷 대안언론 문건 폭로

“연 100억씩 받아야…CJ공략”

CJ “말하기 곤란” 4사 “사실무근”


종합편성채널(종편) 4개사가 추가 특혜를 받으려고 청와대·국회·방송통신위원회·미래창조과학부 등에 함께 압박을 가할 것을 논의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 나왔다.

인터넷 대안언론 <데일리 고발뉴스>와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12일, 종편 4사 정책·기획 실무 책임자들이 두 차례 만나 수신료 협상, ‘8VSB’ 전송 방식 허용, 미디어렙 적용 연기에 관한 공조를 논의한 것을 정리한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종편 4사 공조 실무자 회의’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티브이조선>·<제이티비시>·<채널에이>·<엠비엔>의 정책·기획 책임자들 이름이 적혀 있고, 회의 날짜는 5월14일과 21일로 돼 있다.

문건을 보면, 케이블 방송망 사업을 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한테서 수신료를 받아내는 문제에 관해 종편의 모회사인 신문사의 영향력까지 이용하고 청와대 등을 압박하자는 내용이 나온다. 회의 참석자들은 “수신료 문제는 종편 자체만으로 추진이 힘든 상황이므로 시이오(CEO), 편집인, 신문 기사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나온다.

또 “종편 4사가 미래부·방통위 출입기자 모임을 구성하고, 방통위와 미래부, 국회 미방위와 특위, 청와대 비서실과 미래수석실을 각각 맡도록 하자”며, 역할 분담을 논의한 것으로 나온다. 문건에는 종편들이 연간 100억원씩 수신료를 받는 것을 추진한다고 돼 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이나 케이블 방송사들은 의무편성 채널이라 빼고 싶어도 뺄 수 없는 채널인 종편이 수신료까지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비자금 수사를 받는 씨제이(CJ)그룹에 속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씨제이헬로비전 쪽을 우선 공략하자는 데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나온다. “씨제이를 총체적으로 공략해서 어느 수준에서 백기를 들면, 그 뒤 각 사가 개별 협상을 벌이자”, “어차피 무력으로 진압해야 한다”, “발행편집인총괄 네 분이 씨제이의 이관훈 대표를 압박하는 전술이 필요하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었으니 밀어붙일 수 있다. 6월 중에 4 대 1로 담판을 짓자”는 발언이 문건에 있다.

‘8VSB’ 전송 방식에 대해서도 “6월 초 4사의 미래부 출입 기자들을 통해 정부에 협조와 압박을 가하고 기획기사를 게재하는 것으로 결정한다”고 나와 있다. ‘8VSB’는 아날로그 케이블방송 가입자도 셋톱박스 없이 지상파 수준의 고화질 디지털 화면을 보게 하는 기술이다. 종편에 주어진 또다른 특혜인 광고 직접 영업이 내년부터 폐지되는 것에 대응해 이를 연장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있다.

문건 내용대로 종편 4사가 공조하며 수신료 협상을 요구했는지에 대해 씨제이 쪽은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종편 4사는 이 문건에 나오는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채널에이 관계자는 “경영 현황이나 콘텐츠에 관해 얘기하는 비정기적 만남이었다. 실무자들의 일상적 모임이고, 특혜 담합이나 로비 역할 분담 등에 관해 논의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by 100명 2013. 6. 14. 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