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각 체험으로 한때 폭발적인 기대를 모았던 3D 화면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미국 최대 스포츠 중계 방송국 ESPN이 3D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3D 극장 영화도 벌써부터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3D 방송 위기론까지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ESPN은 지난 12일 2011년에 시작한 3D 방송 서비스를 연말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ESPN의 대변인은 "집에서 3D 방송을 보는 사람이 없어 종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ESPN 외에 현재 3D 방송을 제작하는 미국 방송사는 디스커버리 채널 자회사 쓰리넷과 소니, 아이맥스가 있다. 쓰리넷도 3D로 케이블과 위성 방송 시스템을 중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3D 방송은 지난 2009년 겨울 3D 영화 아바타가 큰 성공을 거둘 때만 해도 TV 제작자들이 앞다투어 뛰어든 '전도 유망' 분야였다. 3D 영화와 스포츠 영상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시청자들은 3D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전용 TV를 사고 전용 안경을 껴야 한다는 데 불편함을 느낀 것.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의 캐롤리나 밀라네시 연구원은 "3D TV를 사는 사람이 없다 보니 흥미를 끌 만한 3D 방송 제작 수가 줄었다"며 "그러다 보니 또다시 3D TV를 사는 사람이 점점 줄었다"고 NYT에 말했다.

3D 영화 산업도 기울고 있다. 미 영화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개봉된 3D 영화는 36편. 전년에 비해 20% 줄었다. 영국 IT전문지 트러스티드리뷰는 영국에서도 3D 영화 점유율이 줄고 있다고 전했다. 2010년 전체 24%에 달하던 3D 영화 점유율은 2011년 20%, 2012년 18%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영국 영화협회 알렉스 스톨츠 대표는 3D 영화 점유율 감소에 대해 소비자들이 선택적으로 3D 영화를 관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는 3D 영상미가 훌륭하다는 소문에 3D 관람율이 79%에 달했으나, 3D 영상미가 일반 영상과 별 차이 없었던 마다가스카는 관람율이 30%에 불과했다"며 "아무래도 가격이 일반 영화보다 비싸다 보니 관람객들이 일부 3D 영화만 선택해서 관람한다"고 말했다고 트러스티드리뷰는 전했다.

by 100명 2013. 6. 17. 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