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휴가철을 맞아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떠났던 회사원 이모(51)씨. 공항에서 딸이 하루 9000원짜리 '무제한 데이터 로밍'에 가입한다고 하길래, "아빠는 카카오톡도 잘 쓸 줄 모르니까 너만 가입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행이 끝나 보니 앱이라곤 써본 적도 없는데, 수만원의 데이터 요금이 나왔답니다. 이씨는 아직도 해외에 나갈 때마다 '요금폭탄'을 맞을까 걱정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은 스마트폰을 씁니다. 자녀들은 알아서 스마트폰도 잘 만지고 공항에서 무슨 로밍요금제도 척척 잘 가입하죠.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3500만명 중 제대로 폰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요금 폭탄을 피하려면 세 가지만 알아도 됩니다. 일단 음성통화는 되도록 '안 걸고 안 받는 것'이 최고입니다. 해외에선 전화를 받기만 해도, 요금이 분당 300원에서 1000원까지 나옵니다. 업무상 전화를 자주 써야 한다면 '음성로밍 요금제'에 가입하는 게 좋습니다. KT는 하루 5000원만 내면, 전화를 걸든 받든 분당 500원만 부과합니다. SK텔레콤은 하루 1만2000원에 음성통화는 분당 500원, 데이터는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놨습니다. 기본료가 꽤 비싼 만큼, 전화를 1~2분만 짧게 쓸 거라면 가입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문제는 데이터로밍입니다. 해외에선 앱을 실행하지 않았다고 해도, 스마트폰이 최신 앱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통신망을 찾아 데이터를 쓰기 때문이죠. 가장 확실한 방법은 휴대전화에서 '114'를 눌러, 상담원에게 "데이터로밍을 차단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설정 메뉴에서 '데이터로밍'을 차단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메뉴를 찾기도 힘든 데다, 전화를 껐다가 켤 때마다 '데이터 허용 여부'를 묻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차단이 풀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해외 나갔는데 친구한테 카카오톡으로 사진 한 장쯤은 보내야지' 하는 분들은 통신 3사의 '무제한 데이터로밍 요금제'에 가입하면 됩니다. 하루 9000~1만원을 내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습니다. 한 번 가입해두면, 해외에 나갈 때마다 자동으로 활성화됩니다. 사흘간 나가 있어도 하루만 썼으면 하루치, 아예 쓰지 않으면 아무런 요금도 부과하지 않으니 '보험'처럼 모든 이용자가 가입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by 100명 2013. 6. 24. 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