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비율이 전국민의 100%를 넘어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분주하다. 특히 탈(脫)통신을 선언한 KT는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대신 기존 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엮는 융합산업을 추진키로 했다. 신규진출 시장진출에 따른 위험부담도 줄이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그 일환으로 KT는 지난해부터 빌딩에 ICT기술을 융합해 에너지 사용량을 원격으로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 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사용 효율화가 전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고,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는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BEMS 시장규모도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파이크리서치는 전세계 BEMS 시장규모는 연평균 약 14% 성장하며 2020년에는 60억달러(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건설산업저널(construction business Journal)에 따르면 에너지 관련 솔루션 시장 규모는 2010년 400조원에서 2016년 702조원으로 전망된다.

KT는 BEMS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서울 염리동에 에너지통합운영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지식경제부의 국책과제인 K-MEG 사업의 일환으로 구축된 것이다.

BEMS는 크게 △에너지 소비효율 최적화 △에너지 사용량 실시간 조회 △에너지 사용통계·관리 △에너지 시설물 관리 △에너지 설비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능들은 빌딩과 유·무선 통신망으로 연결된 외부의 중앙관리센터에서 원격으로 운용된다. 따라서 전국에 유·무선 통신망을 갖추고 있는 KT는 경쟁력 있게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실제로 KT BEMS의 구축비용은 다른 에너지관리 시스템보다 10~50% 적다.

KT는 현재 이 센터를 통해 KT 용산·선릉·수원사옥, 전국 이마트 110여곳, 제주빌딩단지, 대전 GS칼텍스연구소, 세종시 첫마을 복합 커뮤니티 단지, 부띠크 모나코빌딩의 에너지 사용량 관리를 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5월부터 핀란드 국가기술단지의 전력 사용상황도 원격으로 관리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KT는 올해 중 서울대학교와 코엑스, 시화·반월공단, 군장 산업단지, 미국 뉴욕주립대 병원, 샌프란시스코의 버클리대학 등 국내외 10곳에 자사 BEMS를 적용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칠레의 국가 원격검침기반시설(AMI) 현대화 컨설팅 사업도 수주했다.

박승근 KT 매니저는 “BEMS 사업이 초기단계지만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에너지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한편 창조경제 시대의 대표적인 융합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KT는 국내 지능형 전력수요관리 산업에서 지난해 53%, 올해 57%의 시장점유율로 연속 1위를 달성했다. KT가 단기간에 국내 BEMS 사업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비용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KT는 지난해 용산사옥에 BEMS를 적용해 연간 4억~5억원에 이르는 에너지 비용 중 13.7% 수준인 약 5400만~6800만원을 절감했다. 홍원기 KT 종합기술원장(부사장)은 “전국의 KT에 BEMS를 적용할 경우 연간 300억원의 에너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KT BEMS를 적용한 이마트에서도 각 지점당 약 10%의 전기료 절감 효과를 봤다. 이마트 구로점 관계자는 “KT의 BEMS 도입한 뒤 매장의 한달 전기료가 5000만원에서 4400만~4600만원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핀란드의 국가기술단지에서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약 5%를 절약하는 성과를 얻었다. 홍 부사장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BEMS 성능과 사용자 환경 개선을위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by 100명 2013. 6. 26.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