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환경오염으로 지난 2010년 한해 1개 구(區)나 1개 현(縣)에서 2천명 내외의 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질병관센터의 전문가 팀은 수 년 간의 현지 조사결과를 담은 '화이허(淮河)유역 수질환경 및 종양사망지도집'을 통해 허난(河南), 장쑤(江蘇), 안후이(安徽)성을 포함하는 화이허 유역에 산재한 이른바 '암환자 촌'이 수질오염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고 신경보가 28일 전했다.

화이허와 지류인 사잉허(沙潁河) 유역은 1980년대 초부터 경제발전이 시작하면서 피혁공장, 제지공장, 유리공장, 화학비료 공장 등 오염유발도가 높은 공장들이 밀집하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화이허와 사잉허는 거품으로 뒤덮인 시커먼 물이 흐르고 악취가 진동하는 대표적인 오염하천으로 변했으며 오수 속에 들어있는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들이 강변의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면서 곳곳에서 암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화이허 인근의 안후이 쑤저우(宿州)시 융차오(埇橋)구에선 2010년 한해 2천150명이 암으로 숨졌으며 허난성 선추(沈丘)현에선 1천724명이 사망했다. 이 양 지역의 인구대비 암 사망률은 전국 평균의 배에 이른다.

선추현은 또 1973년과 2005년을 비교할 때 남자와 여자의 폐암 사망률이 각각 14배, 20배로 증가했으며 간암 사망률은 각각 5.2배, 4.8배 늘었다.

화이허 유역에는 또 2004∼2006년 사이 식도암 사망률이 전국 평균인 10만명 당 13명보다 크게 높은 곳이 14곳에 달했다.

'환경파괴형 성장'의 대표적 피해사례가 된 화이허 유역에선 그간 암 발생 증가와 함께 각종 사고가 이어졌다.

지난 1994년엔 호우로 화이허 상류 댐 갑문이 넘치면서 2억t이 넘는 오수가 하류로 쏟아져 내려왔다. 이 사고로 하류 지역에선 무려 54일 간 수돗물 공급이 중단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 지난 수 년 간 몰래 공장을 돌리려는 공장주와 주민들과의 충돌도 끊이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2004년부터 화이허 오염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공장 폐쇄 등 수질개선에 나섰으며 현재는 오염배출 공장은 상당수가 문을 닫은 상태다.

하지만 환경오염이 치유되려면 앞으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센터의 전 부주임 양궁환(楊功煥)은 토양과 지표수에 축적된 오염물질이 많아 화이허의 수질이 개선되더라도 암발병률이 정상 수준으로 떨어지려면 최소한 10년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환경파괴형 성장의 후유증을 실감하면서 뒤늦게 환경을 강조하고 있으나 아직 환경보호 의식은 여전히 낮은 상태다.

by 100명 2013. 6. 28. 1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