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거운 존재감을 과시했던 블랙베리의 추락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과연 블랙베리는 이대로 끝나는 것일까. 사실상 스마트폰과 모바일플랫폼 분야에서는 부활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모바일디바이스관리(MDM)같은 새로운 영역에서 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눈길을 끈다.

28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PC월드는 블랙베리의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이같이 분석하며 블랙베리가 생존을 위해 다른 영역으로 변신할 가능성을 점쳤다.

이날 발표된 블랙베리의 1분기 실적은 월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시장을 실망시켰다. 1분기 매출은 31억달러로 역시 전망치 34억달러를 밑돌았고 영업손실도 8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5억1000만달러보다는 손실폭이 크게 줄었지만, 흑자전환에는 �패했다. 출하량은 680만대에 그쳐 예상치 730만대를 밑돌았고, 이중 새 운영체제인 '블랙베리10' 탑재 기기는 330만~360만대 예상에 크게 못미치는 270만대였다.

블랙베리는 지난해 사명도 리서치인모션(RIM)에서 블랙베리로 바꾸고 새 운영체제와 스마트폰 Z10·Q10 등을 내놓으며 부활을 위해 남은 힘을 모두 쥐어짠 듯한 반격에 나섰다. 이번 1분기 실적은 이같은 노력의 결실을 보여줄 기회였지만 월가 전문가들의 가장 보수적인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3개월동안 판매된 블랙베리10 탑재 기기의 수는 애플이 아이폰5를 내놓고 1주일만에 팔아치운 5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블랙베리 OS의 1분기 글로벌 OS시장 점유율은 2.9%로 지난해 1분기 6.4%에서 더욱 쪼그라들었다. 냉정히 말해 블랙베리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다음의 4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때문에 블랙베리가 더 이상 모바일 플랫폼이나 기기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만큼 MDM에서 r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블랙베리의 성공을 이끈 것은 기업용으로 특화된 '블랙베리엔터프라이즈서(BES)'였고 지금까지 명맥을 잇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블랙베리는 지난해 4월 이 인프라를 확대해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iOS 기반 모바일 기기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한 '블랙베리 모바일 퓨젼'을 내놓은 바 있다. 오히려 이것이 블랙베리의 경쟁력을 더욱 잘 살릴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블랙베리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이 추세대로 간다면 시장에서 멸종하겠지만, 블랙베리가 구축한 생태계를 선호하는 기업은 여전히 많다. MDM 시장에서는 가장 지배적 사업자가 될 기반을 갖고 있는 것이다.

블랙베리는 기업용 서비스인 블랙베리메신저(BBM)을 iOS와 안드로이드에서도 가능하도록 할 계획임을 밝혔고 최근에는 블랙베리시큐어워크스페이스를 역시 이 두 운영체제에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움직임은 블랙베리 역시 현실을 인정하고 MDM으로 사업의 방향을 옮기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by 100명 2013. 7. 1. 0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