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7월부터 10월까지 데이터, 멤버십, 콘텐츠, 미디어 등을 고객들에게 두배로 제공하는 두배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KT T&C부문장 표현명 사장이 두배 이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제공 | KT
KT는 7월부터 10월까지 데이터, 멤버십, 콘텐츠, 미디어 등을 고객들에게 두배로 제공하는 두배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KT T&C부문장 표현명 사장이 두배 이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제공 | KT

KT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주파수 경매 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이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경쟁사들의 한 발 빠른 LTE-A(Advanced)서비스도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KT는 현재 보유중인 1.8㎓주파수 인접대역을 경매에서 할당받으면 손쉽게 광대역화할 수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KT는 왜 LTE-A 서비스 늦나?

SK텔레콤은 지난 달 26일부터 LTE보다 두배 빠른 최대 150Mbps(Mega bit per second) 속도의 LTE-A서비스에 들어갔다. 8월말까지 전국 84개시 중심가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등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TV CF 등을 통해 ‘두배’ 빠른 속도를 강조하며 속도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가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SK텔레콤은 LTE-A를 상용화한 이후 LTE-A 서비스 신규 가입·기기 변경 가입자가 전체 가입자 중 약 30%인 15만명을 넘어섰다고 지난 11일 밝히며 빠른 속도로 LTE-A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알렸다.

LG유플러스도 이번 주초 LTE-A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경쟁사들의 LTE-A 서비스 경쟁에 KT는 쓴 맛만 다시고 있다. 자칫 LTE-A 시장에 늦게 진입해서 가입자 이탈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동통신 3사 중 LTE서비스를 가장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한동안 LTE가입자 수에서 LG유플러스에게 밀린 아픔이 있는 KT로서는 최근의 상황이 결코 편하지 않다.

KT가 LTE-A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는 것은 보조 주파수인 900㎒의 전파간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900㎒가 사설 주파수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 전파간섭의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주차장 출입구 개폐기 리모컨을 비롯해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주파수를 활용한 ID식별 시스템)등 많은 기기들이 900㎒ 주파수를 사용한다. KT 한 관계자는 “주차장 출입구 개폐기 등에서 발생하는 전파는 주변 100m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완벽히 전파 간섭을 제거하지 않고 LTE-A서비스를 시작했다가는 오히려 고객들에게 더 큰 원망을 들을 수 있다”고 밝히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LTE-A서비스는 2개의 다른 주파수를 1개의 주파수로 묶는 기술(CA, Carrier Aggregation)을 활용한다. KT는 900㎒ 주파수를 활용하지 못하면서 1.8㎓ 주파수 1개에 갇혀있는 상황이다. KT는 900㎒ 간섭 전파의 어려움을 호소하기 위해 16일 주파수 품질영향 시연회를 연다. 900㎒대 전파 간섭 아래서 LTE-A서비스가 가능한 지에 대해 직접 검증에 나선 것이다. 이날 시연회는 기자들도 초청해 900㎒ 주파수 전파 간섭 문제에 대해 현재의 어려움을 그대로 전달할 계획이다.

◇LTE-A 전용폰 먼저 출시, 경쟁사 의식한 조급한 행동?

KT는 12일 LTE-A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갤럭시 S4 LTE-A’를 먼저 출시한다고 밝혔다. 아직 LTE-A서비스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인데도 LTE-A폰을 먼저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반쪽 폰’이라는 비판과 함께 KT측이 경쟁사를 의식한 조급한 행동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달 뒤 열릴 주파수 경매에서 KT가 1.8㎓ 인접대역(밴드플랜2 D2구역· 그래픽 참조)을 할당받으면 속도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경매할당을 자신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KT의 인접대역 할당을 반대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순순히 내줄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주파수 경매가 과열될 경우 KT는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인접대역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KT는 ‘승자의 저주’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인접대역 경매에 실패할 경우엔 더 큰 어려움이 예상돼 쉽게 발을 뺄 수도 없는 노릇이다. LTE-A서비스도 늦은 상황에서 광대역화에 실패할 경우 그 후유증은 엄청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래저래 KT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by 100명 2013. 7. 16. 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