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KT가 지난 16일 900㎒ 대역 주파수 간섭에 대한 현장검증 시연회를 열어 이 주파수가 불량임을 언론에 공개하자 미래창조과학부가 "간담회를 연 이유를 모르겠다"며 당황스런 기색을 내비쳤다.

미래부 관계자는 17일 "이미 KT와 미래부가 공동으로 900㎒ 대역의 주파수 혼선을 해결하기 위한 작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왜 갑자기 KT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파수 혼선 문제를 거론한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무선 전화기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 주파수 대역을 옆으로 1㎒ 옮기는 주파주 조정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에 있다"면서 "주파수 표준 문제에 대해서는 공정한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KT는 900㎒ 대역에 대한 RFID(무선인식전자태그), 무선전화기 등과의 간섭현상을 실내 모의실험과 현장검증을 통해 시연했다. 그 결과 통화 도중 전화가 끊기고, 데이터 속도도 현저히 낮은 결과를 보였다.

현재 KT가 LTE용으로 받은 주파수는 업로드에 905~915㎒, 다운로드에 950~960㎒ 구간이다. 그러나 구형 RFID가 쓰는 주파수는 908.5부터 914㎒ 대역이고 구형 아날로그 무선 전화기는 수화기가 914~915㎒, 고정장치가 959~960㎒를 쓴다. 이에 주파수가 직접적으로 충돌을 일으켜 혼선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

KT관계자는 "4000억원이 넘는 큰 돈을 들여 설비를 세웠는데 통신 장애를 일으키는 주파수 간섭이 너무 심해 서비스를 못 하고 있다"며 "기지국과 단말기간의 정상적인 교류를 방해해 업로드 단절은 물론, 다운로드 속도까지 정상치의 최대 50% 이상을 감소시키는 피해를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KT와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미래부와 KT는 지난해 10월부터 주파수 간섭 전파 제거 작업을 공동으로 하고 있다. 현재 꾸준히 일정을 잡아 혼선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정에 따라 이르면 4개월 이내에도 주파수 혼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KT와 이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을 가지고 기자 간담회를 연 것은 또 다른 속내가 있기 때문이 아니냐"면서 "미래부는 기존의 일정을 변함 없이 이어갈 것이다"고 전했다.

반면 KT는 900㎒ 대역의 전파간섭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10개월 동안 노력했지만 문제해결 진척 정도는 더딘 상황이라고 밝혔다.

KT는 "900㎒ 기술기준이 확정된 2012년 3월부터 장비개발과 시험망 구축, 단말기 출시 등을 추진해 같은 해 9월 현장 테스트에서 전파간섭을 최초로 인지하고 이를 즉시 구 방통위에 알렸지만 아직까지 상용화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900㎒ 주파수가 주파수 경매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KT가 인접 대역을 할당 받기 위해서는 이 주파수가 불량이라는 점이 매우 중요한 명분이 될 것"이라면서 "KT는 이를 부각시켜 1.8GHz 광대역 주파수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을 주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by 100명 2013. 7. 17. 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