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레 케이티 프로야구 편파중계 LG측 최두영(왼쪽) 캐스터와 전승남 해설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튜디오에서 롯데-LG경기 중계를 하고 있다.
"3루수 공 놓쳤네요. 이여상(한화) 발 빨라요. 1루에서 세이프. 그 사이 3루 주자 홈으로 들어옵니다. 하늘이 돕고 있습니다. 안정광(SK 3루수) 선수 왜 미안해하고 그래요. 괜찮아요. 자주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럼요. 한 번 더 해도 돼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팬들이 모인 야구장이나 술집에서 나온 대화가 아니다. 프로야구 편파중계의 한 부분이다. 양 팀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설명하는 일반적인 '중립중계'가 아닌 한쪽 편에서 서서 중계하는 '편파중계'가 7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에 또 다른 재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편파중계의 시작은 지역 라디오 방송

프로야구 편파중계는 방송권역이 한정돼 있는 지역 라디오 방송이 모태라고 볼 수 있다. 1998년 7월 부산 경남지역 방송인 KNN(당시 PSB-FM) 라디오는 롯데 자이언츠 출신의 이성득(60) 해설위원을 섭외, 본격적인 편파중계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직 홈경기만 중계했던 KNN 라디오는 편파중계의 인기가 높아지자 현재 롯데 전경기를 모두 중계하고 있다. 1998년 7월11일 당시 사직 해태전에서 처음 마이크를 잡은 이 위원은 지난 4월27일 잠실 LG전에서 2000경기 중계를 달성하며 '롯데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케이블과 IPTV(인터넷 TV) 등 매체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부분도 프로야구 편파중계를 활성화 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역 케이블방송사인 CMB 광주방송은 2010년부터 KIA 광주 홈경기만을 4년째 중계하고 있으며 KBC 광주방송은 지난해부터 라디오 프로그램 '양원경·최해식의 말로홈런'을 신설해 편파 중계를 실시하고 있다.

CMB 광주방송의 구진영 PD는 "지역 방송이기 때문에 지역민들에게 환원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편파중계라고 타이틀을 달지는 않지만 방송 중에 '타이거즈를 응원하는 방송'이라는 말을 계속한다. 편파라기보다는 '편애방송'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구도(球都)' 부산 역시 앞서 설명한 KNN 라디오 뿐만 아니라 부산 MBC 라디오, 케이블 방송국인 CJ 헬로비전 부산방송 등도 롯데 편파중계에 가세했다.

후발 주자인 IPTV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KT 미디어허브와 함께 olleh kt 프로야구 편파중계 방송을 만드는 SPOTV는 2011년 포스트시즌부터 제작을 시작, 올해 3년째를 맞았다.

지난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일주일에 2경기 정도만 편성됐지만 이후 야구 인기를 타고 일주일 6일 방송으로 늘렸다. 9개 구단의 편파중계가 모두 가능하며 하루에 열리는 4경기 중 한 경기를 선택해 홈팀과 원정팀으로 나누어 실시한다. 시청자는 IPTV의 리모콘 버튼을 통해 홈 편파 혹은 원정 편파 중계방송을 선택한다.

▲점점 발전하는 편파중계…인기도 '상당'

편파중계도 시간이 지나가면서 점차 발전하고 있다. 단순히 음성을 넘어 그래픽까지 삽입하고 관중들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비춰주면서 지역 시민들과의 스킨십도 늘려가고 있다.

olleh kt 프로야구 편파중계를 제작하는 SPOTV의 정명화 팀장은 "기존 음성 중심의 편파중계였다면 지난 5월부터는 컴퓨터그래픽(CG)과 자체자막 등도 삽입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주중 3연전과 주말 3연전 첫 경기가 시작되기 전 자체 제작한 프리뷰쇼(Preview Show)를 방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CMB 광주방송에서는 공급받는 영상뿐만 아니라 자체 카메라로 찍은 관중들의 모습까지 삽입해 지역방송의 특성을 살리고 있다.

CMB 광주방송의 구진영 PD는 "관중석을 비춰드리면 지역민들이 친구나 가족이 카메라에 잡혔다고 좋아하고 더욱 친근하게 느끼시는 것 같다"며 "응원문자를 중간에 보내주시면 해설위원이 답변하는 방식도 실시하고 있는데 확실히 지역 팬층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편파중계 방송의 인기는 어떨까.

olleh kt 프로야구 편파중계의 경우 지난해 경기 당 평균 접속자수가 약 9만명 가량이었고 올해는 특별한 광고 등 프로모션 없이도 평균 10만명 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SPOTV측은 "특별한 광고나 프로모션 없이 지난해보다 다소 늘은 것을 보니 안정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CMB 광주방송의 '편애중계' 역시 지역 케이블 TV로는 상당히 높은 1% 이상의 시청률을 꾸준히 넘고 있다.

by 100명 2013. 7. 22. 0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