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스트푸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경기 침체에 웰빙 바람까지 불어닥친 탓이다. 2분기 실적이 줄줄이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웰빙에 대한 관심이 탄산음료·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대표적인 희생양은 세계 최대 햄버거 체인 맥도널드다. 지난 22일 맥도널드가 발표한 2분기 실적은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주당 1.38달러에 그쳤다. WSJ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주당 1.4달러를 소폭 밑돈 수치다. 돈 톰슨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는 “레스토랑 산업의 성장이 둔해지면서 가격 인상 등을 통해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웬디스나 버거킹 등 다른 패스트푸드 기업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NBC뉴스는 이날 “경쟁 심화와 판매 감소로 이들 패스트푸드 기업의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웬디스는 23일, 버거킹은 8월 1일 각각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도 반영됐다. 이날 실적 발표 후 맥도널드의 주가는 전날보다 2.3% 하락했고, 버거킹과 웬디스의 주가도 각각 1.2%와 0.2%씩 내렸다.

탄산음료 업계도 사정이 비슷하다. 세계 최대 탄산음료 업체 코카콜라의 실적도 부진했다. 지난 16일 공개된 코카콜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보다 4% 줄었고, 순이익은 1억달러 줄어든 26억8000만달러였다. 북미지역 판매량은 전년 같은 분기와 비교해 13분기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점유율 2위 업체 펩시콜라의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펩시콜라는 오는 24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패스트푸드 기업들의 동반 추락을 두고 WSJ는 “소비자들이 질 낮은 음식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먹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탄산음료에 대한 반감도 작용한다. 비만,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북미 지역 탄산음료 소비량은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 음료업계 전문지 비버리지 다이제스트는 작년 미국의 탄산음료 판매량이 전년보다 1.2% 줄었다고 전했다. 1990년대 매년 3%씩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컨설팅기업인 던험비는 “모든 패스트푸드점이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특별 행사를 진행하는 판매 전략을 쓴다”면서 “질적으로 남과 다른 전략을 써서 기업 이미지를 재고할 때”라고 조언했다고 WSJ은 전했다.

by 100명 2013. 7. 24. 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