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두명에 한명은 죽게 되는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우리 몸속에서 어떻게 병을 일으키는지의 과정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함에 따라 비브리오 패혈증 치료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됐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여름철에 어패류를 잘못 먹으면 발병하는데 이 병원균에 감염된 사람 가운데 특히 면역력이 감소된 간질환 환자나 당뇨병·폐결핵·신부전증 등의 만성질환자들은 패혈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또 이렇게 패혈증이 되면 사망률이 50%이상이며, 발병 후 사망까지 2~3일밖에 안 걸릴 정도로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진행속도가 빠른 세균이다.

실제로 2011년엔 감염자 51명 중 26명이, 2012년에는 68명 가운데 39명이 사망하는등 비브리오 패혈증은 여름철에 치명적인 계절병이다.

그런데 생명공학연구원 김명희 박사팀과 서울대 최상호 교수팀은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어떤 과정을 통해 몸속에서 생존?성장하여 최종적으로 병원성을 갖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비브리오 패혈증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연구진은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인체 내로 감염이 되면 패혈증균은 자신의 생존?성장을 위한 에너지원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이 때 사람의 장(腸)에 존재하는 N-아세틸뉴라믹산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대사작용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인체 내에서 패혈증균의 대사작용이 시작되면 대사 중간체들이 생성되는데, 연구팀은 그 중 N-아세틸만노사민 6-인산(N- acetylmannosamine 6-phosphate, ManNAc-6P)이라는 중간 대사체가 패혈증균의 NanR 단백질과 결합함으로써 NanR 단백질의 구조를 변형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NanR 단백질 구조가 변형되면 장(腸)내에서 N-아세틸뉴라믹산을 대사하여 대체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패혈증균의 대사 유전자(효소)들의 발현이 증가하면서 패혈증균이 병원성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연구진은 밝혀 냈다.

연구팀은 정상 비브리오 패혈증균과 N-아세틸만노사민 6-인산 결합력이 결핍된 NanR 단백질을 보유하고 있는 돌연변이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쥐에 감염시켜 비교한 결과, 돌연변이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정상적인 균에 비해 병원성력이 월등히 저하됨을 확인했다.

패혈증 균의 NanR 단백질이 N-아세틸만노사민 6-인산이라는 중간 대사체와 결합하지 못하게 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이 발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식중독균을 선택적으로 통제?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항미생물소재 개발에 활용될 수 있으며, 패혈증균의 인체 내 생존 억제 물질 개발에 필요한 원천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3일,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고 설명했다.

by 100명 2013. 7. 24.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