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저녁 전주 객사(고사동) 앞에서는 50여 명의 시민이 함께한 가운데 'KT 노동인권 보장! KT노동자 고 김성현님 추모집회'가 열렸다. 이날 추모집회에는 KT민주동지회와 KT새노조 등 KT 노동탄압 중단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전국의 활동가들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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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저녁, 전주 객사 앞에서는 KT 인권보장을 염원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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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집회를 주관한 'KT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전북지역 대책위원회'(이하 KT대책위)는 "KT의 노동인권탄압으로 고 김성현님이 돌아가신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면서 "KT는 여전히 노동인권을 탄압하고 있다, 고인이 바라던 KT의 노동탄압 중단을 염원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작년에도 약 7000억 원의 수익을 낸 KT가 노조가 백지위임한 단체협약에 실적이 부진하여 2년 연속 최하를 기록하면 해고(면직)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면서 "그런데 이 단협에 대해 KT노동자 81%가 찬성했다, 노동자가 글을 읽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 단협에 찬성할 수 있었겠나? 그 찬반투표의 비밀이 고 김성현님의 유서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KT대책위에 따르면 고 김성현씨는 임금을 삭감하고 정리해고를 가능하도록 한 2013년 임금 및 단체협상안 찬반투표에 찬성에 투표할 것을 강요당한 정황을 유서에 남겼다. 고인은 투표용지에 찬성 란에 투표한 것을 증거라도 남기듯 사진으로 남겼다. 그리고 '아! 또 찬성을 찍다니'라며 괴로운 심정을 표현했다.

이해관 위원장은 "더 이상 우리 동료들의 부고장을 받고 싶지 않다"면서 고인의 한을 풀기 위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KT 이석채 회장을 상대로 투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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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촛불문화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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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광 민주노총 전북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이석채 회장 재임 후, 20여 명이 넘는 KT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200여 명의 노동자가 죽었다는 소식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면서 "이 같은 죽음에 대해 이 사회 평균 자살율에 미달한다는 KT사측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폭력적인 자본이라고 해도 죽음 앞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나"라며 분개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최근 KT 커뮤니케이션실(실장 김은혜 전무)은 전자우편을 통해 직원들에게 'KT직원들이 2009년 현 CEO 취임 이후 24명이 자살 및 사망수도 증가하였다'는 언론들의 보도에 대한 반박 자료를 보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KT는 "보도된 것과는 달리 KT의 자살률과 재해사망률은 국내 및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며, 2009년 이후 자살 및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KT는 06~11년까지 6년간 KT 자살률은 국내의 약 1/4 수준(KT 0.0007%, 국내 0.030%)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KT는 구체적인 통계 자료는 '내부자료'라는 이유로 <미디어오늘> 기자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정의당 전북도당 김민아 위원장도 "2009년 취임한 KT 이석채 회장은 경영자가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을 받았다"면서 "이석채 회장의 살인과도 같은 행위를 이 땅의 자본들은 모범을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자본이 스스로를 지키려고 한다는 것은 결국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마지막 불꽃을 연대로 살리고 고인의 한을 풀자"고 결의를 밝혔다.

끝으로 김석균 KT민주동지회 회장은 "국가 기간산업 중 유일하게 민영화 된 것이 KT다"라며 "박근혜정권이 철도, 가스, 물 등 많은 기간산업을 민영화하려고 하는데, 그 미래를 K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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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추모문화제는 인터넷방송을 통해 전국에서 시청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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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KT새노조와 KT민주동지회는 매일 전국의 각 전화국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에는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KT대책위도 전북지역에서 한달에 한 번 이상 KT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by 100명 2013. 7. 25. 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