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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로 예정된 주파수 경매가 벌써부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승자의 저주를 감내해야 이긴다”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31일 펴낸 통신서비스 업종 보고서에서 “KT는 1.8GHz 대역 D블록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1.3조~1.5조원 가량을 추가 지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D블록을 낙찰 받지 못할 경우 LTE-A 경쟁에서 도태돼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사례나 해외 사례를 봐도 승자의 저주가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2011년 경매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감내한 자가 이겼다”고 지적했다. 최저 입찰 가격이 4455억원, SK텔레콤은 85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9950억원을 써서 KT를 제쳤다. 그때도 언론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경계했지만 그때 확보했던 1.8GHz 대역이 지금 SK텔레콤이 LTE 보조 대역으로 쓰고 있는 황금 주파수 대역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나중에 그때 놓친 1.8GHz 대역의 실제 가치가 1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이 싸게 가져갔다는 의미였지만 시장에서는 실제로 그 정도 가치가 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연구원은 “주파수 낙찰 가격이 매출의 10~15% 정도면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면서 “1조5000억원이면 2010년 SK텔레콤의 매출액 대비 12% 수준, KT의 경우는 9.0% 수준으로 크게 부담이 되는 금액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KT는 광대역 무선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 D2 블록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고 LG유플러스는 이를 막기 위해 밴드플랜1을 관철시켜야 하는 상황이지만 SK텔레콤은 C2 블록이나 다른 블록을 받더라도 크게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경쟁 상황을 잘 이용하면 타사 디배 낮은 가격에 필요한 주파수를 낙찰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만약 KT가 D2 블록을 받게 되면 곧바로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분산된 주파수 블록을 광대역처럼 쓸 수 있게 하는 설비 투자가 필요하게 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LTE-A라는 이름으로 CA 기반의 광대역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KT는 LTE 보조대역으로 쓰고 있는 900MHz 대역에 혼선이 많아 D2 블록을 받지 못하면 LTE-A 서비스에 심각한 차질이 생긴다.
KT 입장에서는 D2를 갖는 것과 갖지 않는 것의 차이는 크다. 광대역 서비스를 구축하면 단말기 교체 없이 곧바로 2배 빠른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지만 CA 방식으로 가면 당장 서비스도 안 될 뿐만 아니라 단말기를 교체해야 가능하다. D2가 없으면 광대역 서비스는커녕 CA 방식으로 가기도 어렵다는 이야기다. KT 입장에서는 1조5000억원 이상 추가로 불러도 아깝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KT만큼 절박하지 않다는 데 있다. CA 방식으로 가더라도 전국망 확보에 걸리는 시간이 3개월 남짓, 김 연구원은 주파수의 실제 가치보다 SK텔레콤은 3000억원, LG유플러스는 2200억원 정도 추가 지출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KT가 SK텔레콤보다 최대 1조2000억원 이상 더 부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통신 3사가 지출한 주파수 관련 비용은 SK텔레콤이 2100억원, KT가 1500억원, LG유플러스는 635억원씩이다. 이번 LTE 주파수 경매에서는 낙찰 대금의 25%를 즉시 납부하고 나머지는 8년 동안 나눠서 내야 한다. 김 연구원은 1분기 말 기준으로 통신 3사의 현금성 자산을 각각 SK텔레콤 6778억원, KT 9610억원, LG유플러스 3906억원씩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신 3사 모두 총알은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김 연구원은 “죄수의 딜레마는 서로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스스로에게만 가장 이익이 되는 상황을 선택할 때 발생하는데 이번 주파수 경매는 일부 정보가 공개돼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균형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미래창조과학부는 담합 행위를 엄격히 제재할 거라고 공고한 바 있으나 의사소통을 완벽하게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CA를 이용한 LTE-A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면서 “소비자가 2~3년의 약정 계약을 맺는 특성상 KT는 지금 시점을 놓치면 고부가가치 소비자를 놓치게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KT를 막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다. LG유플러스 역시 낙찰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고 적당한 수준에서 죄수의 딜레마를 벗어나게 될 거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 연구원은 “과거 사례나 해외 사례를 봐도 승자의 저주가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2011년 경매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감내한 자가 이겼다”고 지적했다. 최저 입찰 가격이 4455억원, SK텔레콤은 85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9950억원을 써서 KT를 제쳤다. 그때도 언론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경계했지만 그때 확보했던 1.8GHz 대역이 지금 SK텔레콤이 LTE 보조 대역으로 쓰고 있는 황금 주파수 대역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나중에 그때 놓친 1.8GHz 대역의 실제 가치가 1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이 싸게 가져갔다는 의미였지만 시장에서는 실제로 그 정도 가치가 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연구원은 “주파수 낙찰 가격이 매출의 10~15% 정도면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면서 “1조5000억원이면 2010년 SK텔레콤의 매출액 대비 12% 수준, KT의 경우는 9.0% 수준으로 크게 부담이 되는 금액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KT는 광대역 무선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 D2 블록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고 LG유플러스는 이를 막기 위해 밴드플랜1을 관철시켜야 하는 상황이지만 SK텔레콤은 C2 블록이나 다른 블록을 받더라도 크게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경쟁 상황을 잘 이용하면 타사 디배 낮은 가격에 필요한 주파수를 낙찰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만약 KT가 D2 블록을 받게 되면 곧바로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분산된 주파수 블록을 광대역처럼 쓸 수 있게 하는 설비 투자가 필요하게 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LTE-A라는 이름으로 CA 기반의 광대역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KT는 LTE 보조대역으로 쓰고 있는 900MHz 대역에 혼선이 많아 D2 블록을 받지 못하면 LTE-A 서비스에 심각한 차질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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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KT만큼 절박하지 않다는 데 있다. CA 방식으로 가더라도 전국망 확보에 걸리는 시간이 3개월 남짓, 김 연구원은 주파수의 실제 가치보다 SK텔레콤은 3000억원, LG유플러스는 2200억원 정도 추가 지출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KT가 SK텔레콤보다 최대 1조2000억원 이상 더 부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통신 3사가 지출한 주파수 관련 비용은 SK텔레콤이 2100억원, KT가 1500억원, LG유플러스는 635억원씩이다. 이번 LTE 주파수 경매에서는 낙찰 대금의 25%를 즉시 납부하고 나머지는 8년 동안 나눠서 내야 한다. 김 연구원은 1분기 말 기준으로 통신 3사의 현금성 자산을 각각 SK텔레콤 6778억원, KT 9610억원, LG유플러스 3906억원씩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신 3사 모두 총알은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김 연구원은 “죄수의 딜레마는 서로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스스로에게만 가장 이익이 되는 상황을 선택할 때 발생하는데 이번 주파수 경매는 일부 정보가 공개돼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균형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미래창조과학부는 담합 행위를 엄격히 제재할 거라고 공고한 바 있으나 의사소통을 완벽하게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CA를 이용한 LTE-A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면서 “소비자가 2~3년의 약정 계약을 맺는 특성상 KT는 지금 시점을 놓치면 고부가가치 소비자를 놓치게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KT를 막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다. LG유플러스 역시 낙찰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고 적당한 수준에서 죄수의 딜레마를 벗어나게 될 거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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