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계산에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 포함… “DCS든 OTS든 정부 승인, 규제 필요”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 등 새누리당 의원 십여 명이 다양한 방송서비스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규제하기 위한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을 할 수 있되 이 가입자는 KT IPTV 시장점유율 계산에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KT 특별법’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사무총장인 홍문종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전송방식을 혼합사용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기술결합서비스’로 규정하고 사업자가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이 다른 전송방식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미래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현행법은 케이블, 위성방송, IPTV사업자에게 각각 특정한 전송방식만 사용하도록 규제한다. 그런데 개정안은 이 같은 규제를 근본적으로 없앤다는 내용이다. 미래부 장관의 승인만 있다면 케이블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도 IP방식을 일부 결합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된다. KT 또한 DCS를 합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시장점유율 계산방식이 바뀐다는 점. 케이블SO, 위성방송사업자, IPTV사업자 등 유료방송사업자는 특수관계자를 포함, 전체 유료방송 가입가구의 3분의 1을 초과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 KT가 아니라 KT그룹 전 계열사의 방송서비스 가입자가 점유율 제한의 근거가 된다.

현실적인 규제 대상은 KT뿐. KT그룹의 방송서비스 가입자는 2013년 2분기 기준 644만 명이다. 올레TV 가입자 245만 명에 OTS 가입자가 203만 명이다. 여기에 스카이라이프 단독가입자는 197만 명이다. KT의 시장점유율 계산에 특수관계자인 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한다면 KT는 방송플랫폼사업 전략을 수정할 필요성이 생긴다.

   
▲ 2013년 2분기 기준 KT와 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가입자수. KT 분기보고서에서 갈무리.
 
KT는 그동안 스카이라이프를 활용하고 DCS 도입을 추진해 왔다. 케이블SO 등 경쟁사업자들은 이를 점유율 규제를 피하기 위한 편법과 꼼수로 비난했다. OTS 같은 경우 실시간방송을 제공하는 스카이라이프의 역할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KT그룹 내 스카이라이프의 역할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개정안에 대해 KT 언론홍보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한 사업자를 규제하기 위한 법 자체가 통용될 수 없다”며 “KT만을 위한 규제 특별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DCS 같은 경우 그동안 ‘해도 된다’는 법률이 없어 규제 당했다”며 “케이블SO가 원하는 클리어쾀(셋톱박스 없는 디지털TV)도 같은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KT의 시장 독식에 제동을 건 법안”이라며 “DCS든 뭐든 이제 적용을 받게 되고, 점유율 규제가 바뀌는 만큼 케이블SO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T그룹의 가입자가 곧 3분의 1이 되는데 지금 시기를 놓치면 규제의 명분이 적어질 것”이라며 개정안에 대한 빠른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래부 조해근 뉴미디어정책과장은 “방통위가 DCS를 허용하는 입장을 이미 밝혔고, 최근 케이블SO도 IP방식으로 서비스를 하려는 점에서 ‘전송방식을 혼용해 서비스를 하되 미래부 장관 승인을 받으라’는 것이 법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조 과장은 시장점유율 규제 변화에 대해서는 “모든 사업자를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문종 의원은 “방송통신융합기술의 결합서비스를 활성화하는 한편, 방송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공룡기업의 등장을 미연에 방지해 방송산업의 진흥과 공정경쟁의 균형을 맞추면서 더 큰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6월 민주당 전병헌 의원도 시장점유율 계산에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는 IPTV법 개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by 100명 2013. 8. 7. 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