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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가 지난달 16일 경기도 안양시 KT안양전화국에서 자사가 정부로부터 구입한 900㎒ 대역이 주파수 간섭을 받고 있어 LTE-A의 품질이 낮다고 주장하며 개최한 '900㎒ 간섭 영향 시연회'. KT 제공 |
3사의 전쟁터는 주파수 경매장이다. 아직 경매가 시작되지 않은 만큼 벼랑 끝에서 결국 추락하느냐,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하느냐는 현재 미지수다.
LTE, 경쟁사보다 6개월 늦고
영업정지로 가입자 줄어 이중고
주파수 경매로 '판세 역전' 노려
하지만 KT가 벼랑 끝으로 몰린 것은 무엇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진 때문이다. KT는 경쟁업체인 SK텔레콤, LG유플러스보다 6개월 늦게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LTE 3등'이라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여기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1주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가입자 6만여 명을 빼앗겼다.
LTE보다 속도가 배나 빠른 LTE-A(어드밴스트)에서도 KT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에 뒤처져 있다. SK텔레콤 등은 이미 LTE-A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KT는 보유한 900㎒ 대역(20㎒ 폭)에서 혼선문제가 발생해 서비스 시기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KT로 하여금 주파수 경매에 총력을 집중토록 하고 있다. 단번에 판세를 역전시킬 묘수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KT가 현재 사용 중인 1.8㎓ 블록의 인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한 통신전문가는 "KT가 1.8㎓ D2 블록을 차지할 경우 별다른 비용 부담없이 현재 LTE보다 배나 빠른 광대역 LTE 서비스를 연내 시작할 수 있다"며 "이는 기존 4차선 도로 옆에 새롭게 4차선을 더 만들어 8차선 도로로 확장하는 셈으로 단번에 경쟁사에 앞서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주파수 묶음기술(CA) 방식으로 LTE-A 서비스를 하고 있다. 반면 KT가 1.8㎓ 인접대역을 확보하면 굳이 CA방식을 쓸 필요가 없다. CA방식을 쓰지 않는 만큼 현재의 LTE단말기에서도 LTE-A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LTE-A 전용 단말기를 통해야만 하는 경쟁사보다 유리하다.
그러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이를 그냥 보고 있을 리 없다. 앞서 주파수 경매방식과 관련, 양사는 원색적인 용어를 써가며 KT를 비난했다.
업계에선 이미 KT의 벼랑 끝 상황이 경쟁사들에 노출된 만큼 경쟁사들이 가격 올리기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KT로선 사활을 걸고 주파수 경매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경쟁사들도 이런 상황을 아는 만큼 낙찰가는 2조 원 이상으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KT 안팎에선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소리도 들린다. 인접대역을 확보하지 않는 것도 메이저 이통사로서 말이 안되는 일이긴 하지만, 경쟁사의 경매전략에 말려 2조 원 이상을 주고 1.8㎓ 인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것. 여기에 LTE-A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당초 기대에 못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파수 경매는 이르면 오는 12~16일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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