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수주 전 감염됐다 살아난 '하딕' 치료법 주목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최근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州)에서 10대 남학생이 일명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3일(현지시간) 발병사실을 확인하면서 감염자는 재커리 레이나(12)라고 밝혔다고 미국 CNN방송 인터넷판 등이 보도했다.

레이나의 가족은 아들이 지난 3일 친구들과 함께 집 배수로에서 무릎을 꿇은 채 보드를 타는 '니보딩'(kneeboarding)을 한 뒤 다음 날 온종일 잠을 잤다고 설명했다.

가족은 활달한 성격의 레이나가 평소와 달리 잠을 많이 자는 게 이상하게 여겨져 병원으로 옮겼으며, 의료진은 뇌검사 등을 토대로 레이나가 뇌먹는 아메바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은 극히 드문 일로 2001∼2010년 32건의 발병 사례만이 보고됐다.

감염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치사율은 94%에 이를 정도로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하지만 의료진은 레이나에 앞서 같은 질환에 걸렸다 살아난 칼리 하딕(12.여)의 치료법에 주목하고 있다.

수 주전 미국 아칸소주(州)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된 하딕은 병세가 크게 호전돼 현재 병원 집중 치료실에서 나와 회복하고 있다.

하딕의 의료진은 치료법을 잘 알지는 못했지만 항균 및 항생제를 비롯, CDC에서 직접 제공한 항아메바 실험 약제를 투여했다.

또 하딕의 체온을 33.8도까지 낮췄다.

의료진은 수주 뒤 하딕의 뇌척수를 검사해 기존에 하딕의 생명을 위협했던 아메바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레이나의 가족이 하딕의 치료과정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미국 남동부 지역의 온천이나 따뜻한 민물 등에서 자주 발견되며 사람의 코를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가 뇌 속을 돌아다닌다.

하지만 오염된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감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CDC는 뇌먹는 아메바에 감염될 경우 일주일 내에 두통이나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이후 집중력 저하, 혼란, 균형감 상실, 환각에 시달리다 12일 내에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CDC는 감염 예방을 위해 수온이 높은 민물에서 수영을 피하고, 수영을 하더라도 코를 막으라고 당부했다.

by 100명 2013. 8. 14.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