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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이어기자] ’계륵‘된 와이브로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와이브로를 활용한 제4이동통신사 설립을 추진하던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이 TD-LTE로 변경해 신청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기존 서비스 업체인 KT, SK텔레콤도 LTE에 와이브로를 천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TD-LTE와 LT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 이통사, 제조사들의 외면으로 ’국산 기술‘ 와이브로가 존폐위기에 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와이브로를 활용한 제4이통사 설립을 추진하는 KMI 컨소시엄은 최근 TD-LTE로 변경해 사업허가를 신청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를 각각의 가입자에게 분배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주파수 분할, 시분할 방식으로 나눠볼 수 있다. 예를 들어 20㎒ 주파수 대역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한 기지국에 20명의 가입자가 있을 경우 주파수 분할 방식은 1㎒씩 지정해 서비스하는 방법이며 시분할 방식은 가입자에 각기 다른 시간을 분배해 서비스하는 방법이다.

현재 국내 이통3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LTE는 주파수 분할 방식인 FD-LTE이다. TD-LTE는 중국 화웨이, 차이나모바일 등이 주목하고 있는 방식이다.와이브로를 이용한 제4이통사 설립을 추진했던 KMI가 와이브로에서 TD-LTE로 변경한 것은 TD-LTE의 시장성이 높은데다 와이브로와 TD-LTE 기술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피라미드 리서치는 2015년 LTE 가입자가 4억2,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이 중 TD-LTE 가입자는 1억6,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LTE 가입자 3명 중 1명이 TD-LTE를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현재 고사 위기에 처한 와이브로와 비교해 시장성이 매우 높다.

시장성 뿐 아니라 와이브로와 TD-LTE 기술이 유사하고 단말 제조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도 TD-LTE가 점차 떠오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단말 출시도 수월하다. 올해 5월 삼성전자는 TD-LTE를 지원하는 갤럭시노트2를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공급을 시작했으며 이달 초에는 FD-LTE와 TD-LTE를 교차 지원하는 기술 개발을 완료, 이르면 이달 말 중국 시장에서 이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전자 또한 올해 5월 TD-LT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시한 바 있다.

기술 유사성과 단말 출시의 용이성 때문에 현재 인도네시아, 미국, 호주 등지의 와이브로 사업자들은 TD-LTE로 이미 전환했거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계륵’된 와이브로가 고사 위기에 몰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방송통신위원회는 SK텔레콤과 KT의 와이브로 활성화 계획을 조건으로 주파수 사용 허가를 7년 연장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SK텔레콤과 KT의 와이브로 가입자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KT의 경우 약 9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10만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년 간 와이브로 관련 서비스, 단말이 출시된 것은 SK텔레콤의 와이브로 브릿지가 유일하다.

KT 표현명 사장은 지난해 “와이브로를 서비스 하려고 해도 구매할 수 있는 장비가 없다. 이를 해결할만한 돌파구가 필요하다”며 TD-LTE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와이브로 서비스가 이통사, 제조사들의 외면으로 존폐 위기에 처하자 미래창조과학부는 와이브로 서비스와 관련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미래부는 현재 와이브로 활성화 방안 등을 포함한 정책 방향을 설립하기 위해 전담반을 구성, 운영하고 있으며 공청회 등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중 와이브로에 대한 정책 방향을 확정할 계획이다.

by 100명 2013. 8. 16. 16:35